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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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신규입국을 원칙적으로 중지하는 입국규제 조치를 계속한다고 산케이신문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8~10일 일본의 3연휴가 끝난 직후 입국규제를 계속할 지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 내부적으로는 이미 입국규제를 지속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기시다 총리도 전날 민영방송인 후지텔레비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실태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 1월부터 외국인의 일본 입국을 전면 중지했다. 사업 목적의 방문과 유학생, 기능실습생의 입국까지 장기간 제한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작년 11월초 입국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같은달 말 다시 전면 입국금지로 돌아섰다.

일시적으로 입국이 가능해 진 11월 한달 동안 일본에 새로 입국한 외국인은 228명이었다. 이 가운데 유학생은 3명 뿐이었다. 지나치게 복잡한 입국 절차가 문제로 지적된다.

유학생을 받는 대학이나 일본어학교는 유학생의 서약서, 활동계획서 등 6종류의 서류를 문부과학성에 제출해야 했다. 대학 관계자는 "심사도 1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사립대학연맹은 지난달 문부과학성에 절차를 간소화해줄 것을 건의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입국제한이 장기화하자 교환 유학생 파견을 중단하는 해외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대, 히토쓰바시대, 교토대, 도후쿠대, 와세다대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존스홉킨스대 미네소타대, 호주국립대를 비롯한 호주의 여러 대학들, 캐나다 마길대 등이 올 봄 교환학생 파견을 중지하겠다고 일본 대학측에 통보했다.

해외 유명대학들이 일본에 교환학생 파견을 중지한 것은 일본의 외국인 입국규제 때문에 유학생을 교환하는 본래 취지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도쿄대와 히토쓰바시대학은 교환학생 협정을 맺은 미국과 유럽 대학에 각각 49명과 90명의 학생을 유학보냈다. 반면 이들 대학으로부터 받아들인 유학생은 '제로(0)'였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7일 기준 주요 7개국(G7) 가운데 해외 유학생의 입국을 중지시킨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오타 히로시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특히 영어권 대학이 교환학생수의 불균형에 민감하다"며 "올 가을부터는 외국 대학이 일본 유학생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환 유학생을 포함한 전체 해외 유학생 숫자도 격감했다. 2019년 12만명이었던 일본의 해외 유학생은 2020년 5만명을 밑돌았다. 작년 1~8월은 8000명에 그쳤다. 곤도 사치히코 오사카대국제교육센터 교수는 "일본이 규제를 계속하는 사이 이미 상당수 유학생들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유학을 계속해서 허용하는 한국 등으로 옮겨갔다"며 "장기적으로도 일본을 찾는 유학생 수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 쇄국'이 계속되면 일본 기업이 글로벌 인재를 획득하는데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년 일본에 취업한 외국인 유학생은 약 1만명으로 전체의 40%를 밑돌았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의 50%를 일본에 취업시켜 글로벌 인재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