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애플을 이끌면서 기업 가치 3조달러 시대를 연 팀 쿡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지난해 1억달러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고성장을 이어가자 이사회가 그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선물하면서 높은 신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쿡 CEO가 애플로부터 받은 보수총액이 9873만달러에 이른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그의 지난해 기본급은 300만달러로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엔 막대한 성과금을 받았다. 양도제한부 주식(RSU) 등으로 8235만달러를 받아 그의 보수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성과금 1200만달러, 기타보수 139만달러도 함께 받았다. 이들을 모두 포함하면 2020년 보수총액인 1480만달러보다 6.7배 많은 돈을 지난해 받았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는 쿡 CEO가 애플 경영을 맡은 지 10년이 되던 해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애플 노트북과 아이패드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 3일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 중 처음으로 장중 3조달러를 넘어섰다. 이사회 보상위원회는 그가 경영을 맡은 뒤 주가가 1100% 상승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이사회가 RSU 제도를 통해 쿡 CEO에게 지급하기로 한 주식은 66만7974주다. 이 중 절반은 내년부터 3년간 쿡에게 분할 지급된다. 나머지 주식은 내년 10월 기준 애플 주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1998년 애플에 입사한 쿡 CEO의 올해 나이는 61세다. 애플이 스톡옵션 행사 기간을 통해 그의 임기를 2025년까지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