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원자재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10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다시 내놨다.

골드만삭스 "원자재 슈퍼사이클 10년 더 간다"
제프 큐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상품리서치 책임자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원자재가 극도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에너지 금속 농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급 대란이 벌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새해가 시작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큐리 책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Fed가 매파적인 태세로 전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좋은 투자처는 원자재”라며 “우리는 원자재와 실물 자산의 수익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에도 골드만삭스는 수년에서 최대 10년 이상 계속될 수 있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특히 올해는 원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증산 방침을 이어가더라도 실제 공급량이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뿐이라고 큐리 책임자는 지적했다. 그는 “다른 산유국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원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의 올해 1분기 목표 가격을 배럴당 85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브렌트유 2월물은 배럴당 8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전망치는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올해 회복된다는 가정 아래 나온 것이며 최근에는 이마저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큐리 책임자는 말했다. 그는 “3~6개월간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뿐만 아니라 주요 글로벌 IB와 에너지기관들도 올해 유가 상승세를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8.8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간은 평균 유가가 배럴당 88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고 1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강력한 글로벌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