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해 공식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이상’으로 설정할 것이란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작년 ‘6% 이상’에서 목표치를 1%포인트가량 낮추는 것이다.

中 올해 성장률 목표…'5% 이상' 제시할 듯
7일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의 31개 지방정부(성, 직할시, 자치구)는 최근 지역별 양회(兩會)를 열기 시작했다. 양회는 중국의 연중 국정 운영 방향을 확정하는 정치 이벤트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뜻한다. 해마다 연초에 지방정부 양회가 먼저 열리고, 중앙정부는 각 지역에서 올라온 경제 목표를 종합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확정한다.

환구시보는 베이징 등 주요 지방정부의 목표를 고려할 때 올해 공식 목표치가 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시는 전날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이상’으로 결정했다. 베이징시는 지난해 목표를 6%로 삼았고 실제로는 8.5% 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하면 올해 목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부 허난성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작년과 같은 7%로 제시했다. 허난성은 작년 성장률 추정치가 6.5%로 목표를 밑돌았으며 4분기에 특히 성장 동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지방정부가 올해 6%를, 최근 경제 발전 속도가 빨라진 하이난과 구이저우 등 일부 성이 8%가량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각 지방정부의 목표를 종합하면 전체 성장률이 7~8%로 나올 수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보수적으로 6% 이상을 내걸었다.

환구시보는 5% 이상이라는 목표가 중국 지도부가 강조하고 있는 ‘안정 속 성장’ 기조에 부합한다고 했다. 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올해 성장률을 5.3%로 예상했다.

해외에선 노무라증권이 4.3%를 예측한 것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4.8%, JP모간 4.9% 등 4%대 성장을 내다보는 투자은행(IB)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5.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8%로 예상하고 있다.

롄핑 즈신투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보다 6.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중 인프라 투자와 제조업 투자가 각각 8% 증가하고 부동산 투자도 4.5%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연말 중국 재정부가 지방 특별채권 발행 한도를 1조4600억위안(약 270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면서 이 채권은 대부분 고정자산 투자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