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윌리엄 에릭슨 래드의 신분으로 생활한 브라질인 리카르도 세자르 게데스. 사진=트위터
미국인 윌리엄 에릭슨 래드의 신분으로 생활한 브라질인 리카르도 세자르 게데스. 사진=트위터
브라질 출신 승무원이 4살에 사망한 미국 소년 신분을 훔쳐 살다가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 검찰은 브라질 국적 리카르도 세자르 게데스(49)를 여권 신청서에 허위 정보를 기재하고, 승무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거짓으로 미국 공항 보안 구역을 통과한 혐의로 체포했다.

게데스는 1979년 4살 나이에 미국 워싱턴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윌리엄 에릭슨 래드의 신분을 20년간 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초 브라질에서 관광 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게데스는 1998년 래드 이름으로 여권을 신청하고 텍사스주에 정착했다.

그는 래드의 이름으로 20년 동안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텍사스주 휴스턴 호숫가에 위치한 집과 BMW 자동차를 샀고, 현재 아내와 결혼해 가정까지 이뤘다.

미국 외교안보국(DSS)은 브라질 신분증에 찍힌 게데스 지문과 미국 여권에 찍힌 '래드'의 지문이 같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추적했다. 그러다 지난 9월 텍사스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털 공항에서 DSS 요원들이 비행기에 타려는 게데스를 체포했다.

게데스는 체포 당시 자신을 윌리엄 에릭슨 래드라고 밝혔지만, 경찰이 래드의 사망진단서 등을 제시하자 자신이 게데스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게데스를 해고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