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차기 사무총장이 러시아와의 동맹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OPEC은 3일(현지시간) 차기 사무총장으로 쿠웨이트 출신인 하이탐 알가이스를 내정했다.

알가이스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과 동맹을 유지하는 것에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를 2023년까지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OPEC+를 유지하는 게 석유산업계와 23개 회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알가이스 차기 총장이 OPEC+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국제 유가를 회복하는 데 OPEC+와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OPEC+는 2017년 처음 협력 선언 이후 세계 원유시장을 지탱했고 이후 유가는 회복세를 이어갔다”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이 원유시장을 강타한 2020년 4월 기록적인 감산에 전격 합의해 유가 회복세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OPEC+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10%인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감산에 나섰다. 이후 빠른 경제 회복세로 원유 수요가 급증하자 작년 8월부터 하루 평균 40만 배럴씩 증산(감산 완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OPEC+는 이 생산 규모를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유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알가이스 차기 총장은 사우디아라비아 TV 채널인 알아라비야에 “세계 원유 수요가 올해 말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OPEC+도 최근 공동기술위원회 보고서에서 오미크론 확산세가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가볍고 일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전망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87센트(1.2%) 상승한 배럴당 76.08달러에 마감했다.

알가이스 차기 총장은 쿠웨이트석유공사(KPC)를 거쳐 2017~2021년 OPEC의 쿠웨이트 이사를 지냈다. 임기는 오는 8월 1일부터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