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톰리 "1월초 S&P 5000"…JP모간 "산타 랠리 이어 1월 효과"
지난주 사상 최고치 흐름을 되찾은 S&P500 지수는 27일(현지시간)에도 강력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0.2~0.8%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다우는 1% 올랐고,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4%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S&P500 지수는 올해 69번째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27%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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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공식적으로 산타 랠리의 첫날입니다. 주식 트레이더의 알마냑(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한 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의 처음 2거래일이 산타 랠리 기간입니다. 과거 이 기간은 80% 확률로 상승을 했고, 평균 상승 폭은 1.3%에 달합니다. 7거래일 오름폭치고는 매우 큽니다. 지금 투자자들은 이런 확률을 그대로 믿는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강한 계절적 효과, 오미크론 관련 긍정적 뉴스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지난주의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는 별다른 이벤트가 없습니다. 이미 뉴욕은 텅 비었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월가에서도 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 등 몇몇 경제지표 발표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0만 건 안팎까지 떨어졌고, 이번 주에도 20만 건 안팎에 나올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우려가 사라진 현재 뉴욕 증시에는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다"라면서 "산타 랠리가 발생하는 건 지금으로선 당연한 것 같이 느껴진다"라고 말했습니다.

① 오미크론은 그냥 지나쳐갈 것

미국의 오미크론 감염자 증가세는 무섭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는 이제 20만 명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7일 이동평균 일일 감염자 수도 19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있던 지난 주말에 28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습니다. 조종사, 승무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 사이에도 코로나가 심각하게 번지면서 비행기를 운영할 수 없었던 탓입니다. 이는 이날 항공주, 크루즈 주식의 부진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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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미크론 감염 시 입원율이 다른 변이 때보다 최대 80%까지 낮다는 연구결과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시장은 크게 우려하지 않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의 입원율은 별달리 높아지지 않고 낮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화이자와 머크는 치료제도 지난주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풀리고 있습니다.

오미크론은 미국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레스토랑의 예약 좌석 수는 2019년 동기보다 27%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커진 격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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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애널리틱스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내년 1분기 경제적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2.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도 최근 1분기 전망을 5%에서 3%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향은 내년 1, 2월 정도에 그칠 것이란 게 대체적 예상입니다. 미국 경제에 큰 자국을 남기기보다 일종의 딸꾹질처럼 지나갈 것이란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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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이날 데일리에서 "우리는 오미크론이 경제 성장 전망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오미크론은 아마도 팬데믹의 종식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JP모간은 또 '1월 효과'를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1월이 되면 기관 투자자들이 새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주식이 오른다는 얘기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1월 효과의 원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새해가 되면 사람들이 희망적으로 한 해에 대해 생각하면서 주식을 산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1월에는 돈이 증시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또 1월의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12월과 비슷한 1.2%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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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들어올 돈이 많다

S&P500 지수는 지난주 11월 8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4701.70보다 0.5% 오른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1.4% 추가 상승했습니다.11월~12월 중순까지 지속해서 조정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특히 고평가 기술주, 밈주식, 신규상장주 등 많은 주식이 급락하는 등 큰 폭의 하락을 겪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불확실성 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 랠리에는 많은 연료가 남아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미크론이 처음 보도된 추수감사절 이후, 광범위한 공황과 히스테리가 발생하고 소비자 심리가 떨어지면서 많은 헤지펀드는 주식을 팔아 많은 현금을 확보했고 그들의 현금 비중은 올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커졌다. 오미크론 소식이 전해진 뒤 사람들은 마치 시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엄청난 공포를 겪었다. 나는 지난 5일 동안의 상승장에 그렇게 옆으로 빠졌던 많은 현금이 투입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 생각엔 오미크론 데이터가 더 나오면 지금 예상보다 더 좋아보일 수 있다. 우리의 데이터 과학자인 켄 카를로스에 따르면 감염 사례는 1월 초에 정점을 찍을 것이다. 그 말은 시장이 이미 바닥을 쳤다는 얘기다. 1월 초에 S&P500 지수가 5000에 도달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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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트랫은 1월 9일께 하루 감염자 39만5000명 선에서 정점을 이룰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2월 9일께에는 다시 하루 3만8000명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하루 4만 명은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기 이전 수준입니다.

③ 경제 성장 & 기업 이익은 괜찮다

1분기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치는 낮아지고 있습니다. 또 빌드백배터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재정 부양책과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 부양책이 동시에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내년에도 미국이 추세 이상의 강력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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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증시가 급등한 데는 마스터카드에서 나온 자료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마스터카드의 판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소매 판매는 11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 사이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증가했습니다. 이는 17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입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매출은 10.7% 늘어났습니다. 이 집계에는 온라인 구매, 레스토랑 지출이 포함되지만, 자동차 판매는 제외됩니다.

또 미국의 가계는 여전히 2조 달러가 넘는 막대한 팬데믹 기간 잉여저축을 갖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소비에 쓰일 수 있는 돈입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소비는 계속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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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2022년에 추세 이상의 성장을 가리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022년을 내다보면 성장이 탄탄한 가운데 성장률은 둔화하고, Fed의 정책은 덜 완화적이겠지만 반드시 긴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재정 부양책도 어떻게든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강합니다. 캐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주말 CBS의 '페이스 더 내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빌드백배터 법안 통과를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7500억 달러 사회복지 인프라 법안을 포기하기에는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나는 포기하지 않고,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업 이익 전망도 괜찮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내년에도 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올해 증가율 45.1%(추정)보다는 크게 낮아지지만, 지난 10년간 연평균 5%에 비하면 여전히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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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미스킨 전략가는 "지난해 초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22.5배에 달했지만, 올해 기업 이익이 주가가 오른 것보다 더 많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지금 S&P500 지수의 P/E는 20.8배로 떨어졌다"라고 분석했습니다.

④ 금리 많이 올리기 어렵고, 올려도 괜찮다

미 국채 금리는 계속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년물은 올랐지만 연 0.7% 안팎입니다. 향후 2년간 기준금리를 두 번 정도 올리는 수준입니다. 이날 10년물은 전장(1.492%)보다 내린 1.48%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중반부터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고, Fed는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수준에서 금리가 유지된다면, 위험자산인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입니다. 기술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입니다. 애플은 이날 2.3% 오른 180.13달러를 기록해 다시 시가총액 3조 달러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3% 올랐고, 엔비디아가 4.4% 급등하는 등 반도체주도 활개를 쳤습니다. 테슬라도 2.5% 상승했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린다 해도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첫해 경기가 무너지거나 시장이 하락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납니다. LPL파이낸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Fed의 금리 인상 주기 초기에 12개월간은 모든 사례에서 주가가 상승했고, 평균 11.5%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때는 그만큼 경기가 좋을 때이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내년 시장은 지금 분위기와는 달리 여러 걸림돌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 피터 치르 전략가는 "시장은 이미 오미크론의 심각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긍정적 뉴스로 인한) 랠리는 많이 남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미국 경제 및 소비 둔화,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덜 시장 친화적인 Fed와 맞닥뜨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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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이끄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운영위원회(NBIM)의 니콜라이 탕엔(Nicolai Tangen)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북해의 석유 가스에서 번 돈 1조40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초대형 국부펀드로, 주식 비중이 큰 공격적 투자로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9000여 개 상장주식에 투자하고 있지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인터뷰에서 금융 시장이 장기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미래는 과거보다 덜 매력적일 것이다. 지난 25년간 연평균 수익률 6%를 기록했지만, 이제 낮은 수익률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심지어 수익률은 부정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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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엔 CEO는 “가장 큰 잠재적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운임, 금속 및 식품 가격, 건설 비용, 그리고 임금 등 모든 곳에서 인플레이션을 본다"라면서 “장기 투자자로서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숨을 곳이 없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