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행정장관 칭찬 자제…잘못된 해석 경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와 관련해 힌트를 주는 것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과의 면담에서 칭찬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분석했다.

람 장관은 호얏셍(賀一誠) 마카오 행정장관과 함께 연례 업무보고차 베이징을 찾아 지난 22일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났다.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의 특별행정구이지만, 시 주석이 중국 이외 지역의 최고 관리를 직접 공개적으로 대면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홍콩은 내년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연임을 노리는 람 장관이 이번 베이징 방문에서 어떠한 언질을 받을 것이냐가 관심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람 장관은 시 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 지도부로부터 연임과 관련해 어떠한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홍콩 언론들은 분석했다.

SCMP는 시 주석이 람 장관보다 호얏셍 마카오 행정장관에 더 많은 칭찬을 한 점에 주목했다.

시 주석은 람 장관에게 "홍콩은 코로나19 대응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고 경제 회복과 사회적 안정을 꾸준히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람 장관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결정과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관련 입법에 따라 홍콩정부의 선거제 개선과 체계적 변화 작업을 이끌었다"며 "중앙정부는 람 장관과 홍콩정부의 업무를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지난 1년 동안 혼란에서 질서로의 국면이 공고해졌고, 정세도 호전됐다"며 "선거인 선거인단(선거위원회) 선거와 입법회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 홍콩의 현실에 맞는 민주주의 발전을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홍콩 정부를 칭찬하는 게 아니라 중국 정부의 지도력과 권한을 강조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반면 호 장관에게는 "지난 1년간 마카오는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중국 본토와의 정상적인 인적 교류를 유지했다"며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체계와 구조가 꾸준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우시우카이(劉兆佳)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두 장관에 대한 시 주석의 발언의 차이는 중국 관리들이 홍콩보다는 마카오 정부에 더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SCMP에 "이는 단지 팬데믹에 국한된 게 아니다"라며 "마카오는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수호에서 홍콩보다 더 잘해왔다"고 말했다.

라우 부회장은 시 주석의 발언은 내년 3월 홍콩 행정장관 선거와 관련해 람 장관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힌트도 주지 않고자 신중하게 짜여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 주석은 다가오는 선거와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대해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기를 원했다"며 "중국 정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 전 국제적 상황에 대한 분석을 좀더 할 필요가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점은 공산당과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유지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선거제 개편이 홍콩을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구축했는지에 찍혔다고 설명했다.

쑹시오충 선전대 홍콩마카오 기본법연구센터 교수도 시 주석의 발언은 마카오 정부가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홍콩과 관련해 한 칭찬은 람 장관에 대한 개인적인 칭찬이 아니며, 중국 정부는 람 장관이 주택 같은 사회적 문제를 처리하는 데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봤다.

그는 "리 총리는 람 장관과의 면담에서 홍콩 정부가 주민의 생활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시 주석은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것은 중국 정부의 불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캄보디아 IIC 기술대의 보디 랭귀지 전문가 러우치성 교수는 시 주석이 람 장관의 팬데믹 대응과 안보 노력을 칭찬하는 순간조차도 자제하는 모습과 의구심을 보였고, 람 장관은 얼어붙은 채 매우 불안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