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 시기·장소 등 조율…"러 방문은 논의안돼"
교황, 바티칸서 러 정교회 수장 최측근 접견…두번째 회동 준비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 간 만남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양상이다.

교황은 22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러시아 정교회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일라리온 알페예프 대주교를 접견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알페예프 대주교는 키릴 총대주교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교황청은 두 사람이 1시간가량 형제애적 분위기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알페예프 대주교는 '85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는 키릴 총대주교의 메시지를 전했고, 교황은 키릴 총대주교를 포함한 러시아 정교회 전체 공동체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페예프 대주교의 이번 바티칸 방문은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 간 두번째 회동의 세부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알페예프 대주교는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오늘 구체적인 만남 날짜와 장소를 논의할 기회를 가졌으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앞서 교황은 6일 키프로스·그리스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조만간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종교 수장 간 회동이 성사된다면 그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대 관심사는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가 대면할 장소다.

교황은 전용기 기자간담회 당시 후보지로 핀란드를 언급하면서 "러시아를 갈 준비도 돼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교황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기독교가 로마 가톨릭교회와 동방 정교회로 갈라진 1054년 '대분열' 이후 처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알페예프 대주교는 "교황의 러시아 방문 이슈는 오늘 논의되지 않았다"면서도 "교황의 열린 마음을 높이 평가하며, 그 개방성이 미래 정교회-가톨릭 관계에 좋은 결실을 가져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2016년 쿠바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얼굴을 마주한 바 있다.

이 만남은 대분열 이후 가톨릭-정교회 수장의 첫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정교회는 신자 수 약 1억 명으로, 동방 교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