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당 17.75리라…1년여 만에 60% 하락
에르도안 금리인하 옹호에 터키 리라 가치 또 사상 최저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오후 4시 기준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1달러당 17.75리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올해 초 1달러당 7.4리라 선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리라화의 가치는 약 60% 하락한 셈이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화 대비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4달 연속 금리를 인하해 19%이던 기준금리를 14%로 내렸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연일 금리 인하 기조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우리는 금리를 낮추고 있다"며 "무슬림으로서 이슬람의 가르침이 요구하는 대로 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법인 샤리아는 이자의 청구와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터키는 국부 무스타파 케말 파샤가 터키 공화국을 세운 이후 세속주의를 따랐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이슬람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지난 2년간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한 중앙은행 총재 3명을 경질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