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이 2018년 8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BOE는 1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10%에서 0.25%로 0.15%포인트 올렸다. BOE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최근 영국이 고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2011년 9월 후 최고치다. 시장 전망치(4.7%)도 웃돌았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영국에서 부족한 인력은 사상 최대치인 120만 명이었다. 구인난으로 높아진 임금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월 대비 0.1%에 그쳐 경제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BOE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BOE는 일단 물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BOE는 “약간의 긴축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ECB는 고물가에도 기준금리를 연 0%로 유지하기로 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해 1997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는 양적완화 정책인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은 내년 3월에 종료하는 대신 내년 2분기 자산매입 프로그램(APP) 규모를 현 200억유로에서 400억유로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