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전 국왕 "혐의 부인…면책 특권 적용받아야"
"스페인 전 국왕이 정보기관 동원해 전 연인 위협"

각종 스캔들에 휘말려 사실상 망명 중인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스페인 국왕이 이번에는 정보기관을 동원해 전 연인을 위협한 혐의로 소송에 휘말렸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과 연인 관계였던 독일 출신의 덴마크 사업가 코리나 추 자인 비트겐슈타인은 영국 고등법원에 "정신적 고통과 불안, 굴욕 등의 피해를 보았다"며 카를로스 전 국왕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비트겐슈타인 측 소장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의 위협은 그가 왕위에서 물러나기 2년 전인 2012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비트겐슈타인은 회의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고 그사이 스페인 정보기관 요원들이 모나코에 있는 그의 아파트와 스위스에 있는 빌라에 침입했으며, 스위스 빌라에는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죽음에 관한 책을 놓고 갔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스페인 비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 국장이었던 펠릭스 산스 롤단 장군과 그의 동료들이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2017년 6월에는 자신의 침실 창문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기도 했고, 2020년 4월에는 자신의 건물 폐쇄회로TV(CCTV) 카메라를 향해 총이 발사된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들은 모두 당시 경찰에 신고됐다.

이에 대해 카를로스 전 국왕 측 변호인단은 서면 변론을 통해 "그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며 스페인 정부에 대한 모든 혐의도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히면서 카를로스 전 국왕에 면책 특권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원고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행위들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공적인 자격으로 행해진 것들"이라며 "이런 혐의들이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이더라도 국왕의 공식 권한에 속해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카를로스 전 국왕이 스페인 왕가의 일원이자 스페인 헌법상 핵심 인물인 만큼 퇴위 후에도 면책특권은 계속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 측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위협이 대부분 퇴임 후에 일어난 일인 만큼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사적인 일이었다"고 맞섰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1975년부터 2014년까지 39년간 재임한 뒤 아들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줬다.

그는 퇴임 후 자금 출처를 알 수 없는 신용카드를 사용한 의혹 등으로 스페인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속철 수주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 자금을 은닉한 혐의로 스페인과 스위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각종 추문에 휘말리자 지난해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지내고 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