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기업 규제 상황서 IPO 규모 줄여 최대 9천80억 원 공모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분야 스타트업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인 센스타임(Sense Time·商湯科技)이 오는 17일 홍콩증시에 상장된다.

7일 로이터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센스타임은 이번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7억6천800만 달러(약 9천80억 원)를 공모할 계획이다.

'미국 제재·중국 AI 아이콘' 센스타임, 17일 홍콩증시 상장
센스타임은 주당 3.85∼3.99 홍콩달러(약 583∼604원)의 가격으로 15억 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센스타임은 당초 홍콩 증시 IPO를 통해 최소 20억 달러(약 2조3천650억 원)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센스타임이 IPO 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인 것은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여파로 기술주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최대 AI 분야 스타트업인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센스타임은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와 알리바바 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10월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8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센스타임도 포함했다.

센스타임의 AI 기술 관련 얼굴 인식 카메라 시스템이 위구르 자치구 내 소수민족의 인권 탄압과 감시활동에 사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센스타임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 대해 근거가 없다면서 반발한 바 있다.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비디오 분석, 자율주행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AI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왕샤오강 연구소 사장은 지난 8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AI 플랫폼이 향후 수년 내에 2천만 대의 자동차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샤오강은 센스타임의 AI 플랫폼이 스마트 주행, 인텔리전트 콕피트 시스템(intelligent cockpit system), 자율주행 기술의 동력원으로 사용될 것이라면서 이미 일본의 혼다 자동차, 중국의 창청자동차, 체리자동차 등 30개 자동차 기업과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인텔리전트 콕피트 시스템은 다른 운전자가 운전한 후에도, 종전에 맞춘 위치로 시트나 거울 등을 자동 조정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센스타임의 최종 공모가는 오는 10일 결정되며, 17일 홍콩증시에 상장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