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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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 회장(사진)이 자신의 중국 인권문제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의 '중국 공산당 발언' 등 미국 월가의 수장들이 연일 악화하는 미·중 관계와 대(對)중국 여론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달리오 회장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중국)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경시하려는 게 아니라, 국가를 유교사상으로 통치하는 중국식의 접근법을 설명하려고 시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반체제 인사가 실종되는 문제에 대해 중국을 '엄격한 부모'에 빗댔다.

이후 "중국을 옹호하는 것이냐"며 미국 내 여론이 들끓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달리오 회장은 "당시 인터뷰는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내 의견을 표현하거나 중국식 접근법을 지지한 게 결코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세 번째 중국 투자 펀드를 위해 12억5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시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국 인권 문제 대한 견해를 에둘러 표현하다가 미국 내에서 역풍을 맞은 셈이다.
출처=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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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 월가에서는 반대 상황도 벌어졌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 CEO는 지난달 한 토론에 패널로 참석해 "중국 공산당이 올해 창당 100주년을 맞이했는데, JP모간이 중국에 진출한 것도 딱 100년이다. JP모간이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을 장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내 비판 여론을 우려해 하루 만에 사과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농담을 후회하고, 이런 발언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당시 농담은 우리 회사의 능력과 생존력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가나 지도자, 사회와 문화를 막론하고 어떤 집단에 대해 농담하거나 폄훼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한 발언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여자 테니스 선수 성폭력 문제 등 전 세계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겨냥해 더욱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에 전념하고 있는 기업 경영자들은 중국 지도부를 계속 옹호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