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취약' 1억8천만명 지원에 48조원 들 것"
유엔 "내년 전 세계 29명 중 1명꼴 인도적 지원 필요"
아프가니스탄 등 각지의 정정 불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지속 등에 따라 내년 전 세계 인구 29명 중 1명꼴로 구호가 필요할 것이라는 유엔 기구 관측이 나왔다.

2일 AFP·AP 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 세계 인도주의 개관'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약 2억7천400만명에 각종 형태의 비상 원조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추정치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중국·인도·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모이다.

특히, 95명 중 1명꼴로 비상 원조가 필요한 것으로 봤던 2015년 이래 250%가 늘어난 수준이다.

OCHA 관계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이처럼 많았던 적이 없다"면서 "(이러한 대규모 원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지만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을 비롯한 인도주의 기구들은 내년 상황이 가장 취약한 국가로 63개국 1억8천300만명을 꼽았다.

이에 이들을 원조하는데 410억 달러(약 48조2천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의 경우 필요 금액 추정치는 350억 달러(약 41조1천억원)였지만 실제 기부액은 절반에 못 미치는 170억 달러(약 19조9천억원) 정도였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 확산 방지책 시행으로 2천만명 정도가 극빈 상태에 놓이게 됐으며, 지난해 에이즈·결핵·말라리아 검사가 43% 감소하는 한편 2천300만명이 기본적인 유아기 백신을 접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후 변화로 기아와 식량 불안정이 발생하고 있으며, 43개국 4천500만명에게 기근과 같은 상황이 '실제적이고 무서운 가능성'으로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 영양 결핍 상태인 인구가 전 세계 8억1천여만 명인 만큼,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조치가 없으면 내년이 재앙적일 수 있다는 경고했다.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재집권 및 그에 따른 국제 원조 중단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전체 인구의 65%인 2천400만명 이상에게 원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아프간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인 2천200만명을 지원하는 데 전년 대비 3배인 45억 달러(약 5조2천억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1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에티오피아를 가장 우려스러운 지역으로 꼽으며, 기아 위기에 처한 40만명을 포함한 2천600만명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난해의 경우 지원 목표 인원의 약 70%인 1억700만명에게 원조를 제공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