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살아남을 경쟁력 높은 기업 아홉 곳을 선정했다. 전통 강자와 신흥 주자, ESS 제어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세 곳씩 이름을 올렸다.

골드만삭스가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노트에서 ESS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9개 종목을 추천했다고 CNBC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 ESS는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설비다. 풍력 태양광 등 발전량이 불규칙한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ESS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라며 “향후 10년간 연간 30%씩 성장하며 총 2000억달러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SS 시장에서 이미 기반을 닦은 기업 중에선 중국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꼽혔다. BYD는 50개국에서 ESS 사업을 벌이고 있어 중국 밖에서도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됐다. 테슬라도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테슬라는 주택용, 상업·유틸리티용, 대형 유틸리티용 ESS를 갖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두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신흥 주자 중에선 엔페이즈와 솔라에지가 매수 등급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ESS뿐만 아니라 직류로 생산되는 태양광 전력을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류로 바꾸는 인버터를 제조한다. 골드만삭스는 엔페이즈의 ESS 매출 비중이 2023년 26%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ESS 매출은 총 매출의 7%에 그쳤다. 솔라에지의 ESS 매출 비중도 2023년까지 20%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1위 예비 발전기 업체 제너락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제너락 주가는 올 들어 87% 넘게 상승했다.

ESS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언급했다. 플루언스, 스템, 넥스트에라에너지다. 골드만삭스는 플루언스에 대한 기업 분석을 시작하면서 매수 의견을 냈다. 12개월 목표 주가로는 52달러를 제시했다. 지난달 30일 종가 대비 64% 상승 여력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스템에 매수, 넥스트에라에너지에 중립 등급을 매겼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