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취소…17개국 발병에 70개국 입국 규제
"미국도 확산 불가피"…바이든 '패닉 말고 우려' 백신 강조
연준의장, 경기부진 위험·물가상승 불확실성 증가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유럽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벌써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고 다음달 11∼21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취소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백신의 면역력을 회피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우려 속에 약 70개국이 일단 백신 추가접종을 확대하고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30일 현재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견된 나라는 처음 환자가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국가, 홍콩, 호주, 캐나다 등 17개국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면역 효과가 있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전세계는 이에 맞서면서 엄혹한 겨율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전세계 오미크론과 마주서다…유럽선 벌써 집단감염
◇WHO "매우 큰 위험"…확진 발생국 증가 속 집단감염도
29일 포르투갈에서는 프로축구 벨레넨세스 소속 선수와 직원 등 13명이 집단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걸렸다.

감염자 중 1명만 최근 남아공에 다녀왔기 때문에 보건 당국은 다른 사람들은 국내에서 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스페인과 스웨덴에서는 남아공 입국자 가운데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가 확인됐고, 다른 유럽국가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는 8건 추가돼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독일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4건 추가돼 모두 7건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라며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닌 매우 다른 변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다음 주께 영국 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수백 건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크 틸더즐리 워릭대 교수는 "개인이 감염되는 시점과 감염사례가 보고되는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다"면서 "감염사례가 발견됐을 때는 지역사회 내 더 많은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세계 오미크론과 마주서다…유럽선 벌써 집단감염
◇국경통제 강화, 동계 유니버시아드 전격 취소…면역회피 우려
각국은 입국규제를 강화하고 추가접종을 확대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포르투갈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다음 달 1일부터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폴란드도 입국규제와 자가격리 규정을 강화했다.

폴란드는 다음 달 1일부터 남아공 등 7개 아프리카 국가발 항공기 착륙을 금지하고, EU 외 입국자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일본은 30일부터 한 달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고 필리핀은 남아프리카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발생한 유럽 7개국에 대해서도 입국을 차단했다.

2021년 스위스 동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측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로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는 50개국 약 1천600명의 선수가 참가해 다음 달 11∼21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와 밝혀질 특색에 따라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영향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추가접종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접종 간격도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현재는 40세 이상이 대상이고 접종 간격은 6개월이다.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의 일부는 우려스럽고 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감염병 학자는 ZDF방송에 "남아공에서 젊고,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들이 감염되고 있다"면서 "첫 면역회피 변이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세계 오미크론과 마주서다…유럽선 벌써 집단감염
◇ 미국도 불가피…바이든 '과학·백신 믿는다' 차분한 대응 촉구
뉴욕시가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도록 경보를 내리는 등 미국도 오미크론 변이 상륙 대비에 나섰다.

뉴욕시 보건 관리들은 며칠 내로 뉴욕에서도 새 변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했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미국에도 상륙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조만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점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현 상황이 '패닉'(공포·공황)은 아니라면서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우리는 혼돈과 혼란이 아니라 과학적 조처와 속도를 통해 이 변이와 싸울 것"이라면서 필요시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한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을 접종하고 부스터샷(추가접종)도 맞으라고 촉구하고 마스크 착용을 호소했지만 현재로서는 봉쇄정책이나 추가적인 여행 제한 조처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모든 미국 성인이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를 격상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직항 노선을 운행하는 미국 항공사들은 당분간 항공편 축소 없이 예정된 비행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위험을 제기한다"면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런던 최윤정, 베를린 이 율, 제네바 임은진, 파리 현혜란, 워싱턴 류지복, 뉴욕 강건택 특파원, 서울 차병섭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