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종목탐구

● 장인들 제작, 공급난 없어
● 코로나에 마스크 대박
● 중고거래 열풍

세계 최대 수공예품 플랫폼
올해는 중고거래로 매출 급증
英 패션리테일 인수 등 호재도
주가 68% 오르며 승승장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공급망 동맥경화’ 현상은 미국의 유통 양대 산맥마저 꼼짝 못 하게 했다. 월마트는 화물선을 통째로 빌렸고 아마존은 내년에도 자체 비행기로 제품을 실어나를 계획이다. 하지만 수공업자들이 한 땀 한 땀 생산하는 제품과 중고제품은 공장에서 운송되지 않아 공급난으로부터 자유롭다. 세계 최대 수공예 전자상거래 업체 ‘엣시(Etsy)’가 공급망 위기로부터 강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매출 다변화하는 ‘미국판 아이디어스’
조시 실버맨 엣시 CEO

조시 실버맨 엣시 CEO

엣시는 개성 있는 수공예 제품과 중고상품이 거래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입점 업체가 판매한 제품 가격에서 수수료(5%)를 떼어간다. 국내 수공예 온라인 플랫폼 아이디어스와 같은 사업 구조다. 총 1억여 개 제품이 등록돼 있다. 2005년 자신이 만든 목공예품의 판로가 필요했던 목수 로버트 칼린이 엣시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S&P500지수에 신규 편입하는 데 성공했다. 스카이프 최고경영자(CEO)였던 조시 실버맨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플랫폼 역할을 하는 엣시는 자체 재고를 가지고 있지 않다. 공급망 병목현상과 거리가 먼 이유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최근 “많은 유통업체가 공급난에 직면했지만 엣시는 이런 문제가 없다”며 “구매자 88%는 엣시가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꺼이 배송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했다.

엣시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마스크 판매가 대박을 터뜨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천 마스크 착용 권고로 지침을 바꿀 것이란 보도가 처음 나온 작년 4월 마스크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마스크 주문이 늘어나는 신호를 포착한 실버맨 CEO가 입점자 2만여 명에게 연락해 핸드메이드 마스크 공급을 확충한 결과였다.

'수공예품몰'이 어떻게…엣시 급등 비결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은 5억3243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보다 17.9% 증가했다. 올 들어 주가는 나스닥시장에서 68% 뛰었다. CNBC는 “리세일(중고 재판매) 시장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며 “엣시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높다”고 했다.

엣시는 코로나19 종식 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털어냈다. 총거래액(GMS)에서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2%에서 올 3분기 2%로 줄었다. 반면 마스크를 제외한 상품들이 총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급증했다. 모틀리풀은 “가구와 홈웨어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격적 몸집 불리기
'수공예품몰'이 어떻게…엣시 급등 비결

엣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리세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발판도 갖췄다. 지난 7월 영국 패션 전문 리세일 플랫폼 ‘디팝(Depop)’을 인수하면서다. 디팝 인수에 작년 매출의 23배에 달하는 16억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인수 금액이 반영되면서 엣시의 3분기 이익(8374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했다.

엣시가 디팝 인수에 거금을 투입한 것은 리세일 시장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아라벤다에 따르면 리세일 시장은 전통적인 소매 시장보다 11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른 데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리세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디팝은 150여 개국에서 3000만 명의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이 수공예품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엣시의 위협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들어 주가가 목표 주가보다 상승한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지난 26일 종가(291.38달러)는 팁랭크에서 애널리스트 13명이 제시한 12개월 목표 주가 평균치(279.5달러)보다 4.25% 높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