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2023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1000억달러(약 119조원)를 조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2년 내 1000억달러 규모 전기차 IPO 이뤄질 것"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앞으로 3년간 전기차 분야에서 IPO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패트릭 스타인만 BoA 글로벌 모빌리티그룹 투자은행 공동대표는 “배터리부터 전기차 충전 업체까지 다양한 부문의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전기차 관련 부문을 분사해 상장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전기차 배터리 충전소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인만 공동대표는 올해 대표적인 전기차 관련 기업의 IPO 사례로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오토모티브를 꼽았다. 리비안은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IPO를 통해 137억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주가는 공모가 대비 29%까지 치솟았다.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는 지난 1년간 거의 두 배로 뛰었으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수십억달러를 조달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한 중국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인 비야디(BYD)는 지난달 홍콩증시에서 18억달러를 조달했다. 지난 1월에는 신주 발행을 통해 4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BoA는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차량용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세계 상위 10개 배터리 제조업체는 수요 급증에 대비해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기존의 3배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인만 공동대표는 “전기차 수요의 성장을 따라잡으려면 시설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며 “자본이 많이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배터리 회사는 대부분 부채를 발생시켜 자금을 조달했지만 다음에는 IPO를 통해 돈을 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BoA는 내년에 가장 기대되는 배터리 기업 IPO로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 이후 IPO를 통해 10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BoA는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CATL에 이어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