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뉴(Nu) 변이’ 확산 소식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질 경우 각국의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53% 급락한 28,751.62로 마감했다. 지난 6월 21일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뉴 변이 감염 사례가 2건 발견된 것으로 보고된 홍콩의 충격도 컸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2.67% 내린 24,080.52에 거래를 마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1.61% 하락한 17,369.39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09포인트(0.56%) 내린 3564.09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이날 개장과 함께 2~4%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벨기에에서도 뉴 변이 감염 사례가 유럽 국가 가운데 처음 나오면서 금융시장에 타격을 줬다. 미국 증시 개장 전 다우지수 선물도 2% 이상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 떨어진 2936.44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49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00억원, 370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글로벌 증시 전문가들은 뉴 변이가 확산하면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 가격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엔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5%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1797.46달러에 거래됐다.

일본 노무라증권의 사와다 마키 연구원은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봉쇄와 이동제한 조치를 부활한 가운데 새로운 변이 확산이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스파이크(돌기) 돌연변이가 32개로 델타 변이(16개)의 2배에 이르는 뉴 변이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지난달 11일 처음 발견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홍콩, 이스라엘 등에서도 확인됐다. 새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너무 많아 지금까지 나온 백신이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