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기술주 투자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미국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기술주 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다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이달(23일까지 기준) 미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반도체회사 AMD(개인 순매수 금액 6억2283만달러)라고 보도했다. AMD의 뒤를 엔비디아(4억1362만달러), 애플(3억8087만달러), 루시드모터스(3억8028만달러), 테슬라(3억1297만달러)가 이었다. 모두 기술주로 분류되는 종목이다.
<11월 들어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
<11월 들어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
기술기업 주식으로 대표되는 성장주는 보통 초저금리 환경에서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 초저금리로 투자 대안이 부족할 때 투자자들이 고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성장주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가 조기 금리인상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자면 기술주 투자에는 불리한 환경이 곧 펼쳐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지금부터 기술주 투자비중을 줄여야 한다. 기관투자가들은 소비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가치주로 평가되는 분야의 투자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개미들은 기관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기업의 본질가치를 따지기보다는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을 추격매수하는 이른마 모멘텀 투자를 선호해서다. 현재까지는 미국 개미들이 전문가들 부럽지 않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개미들의 최선호주인 AMD와 엔비디아는 최근 한달 동안 28% 가량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S&P500 지수는 2.1% 오르는데 그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