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앙은행 총재에 첫 여성 지명…독립성 우려에 환율 출렁
멕시코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 지명자를 갑자기 교체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페소화 가치가 크게 출렁였다.

24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한때 2% 넘게 급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후 낙폭이 일부 회복돼 현재 1달러당 21.4페소 수준을 기록 중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아르투로 에레라 전 재무장관에 대한 중앙은행 총재 지명을 돌연 철회했다.

이어 24일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재무차관보를 대신 지명했다.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로드리게스는 내년 초 멕시코의 첫 여성 중앙은행 총재가 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후보자 교체에 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2년간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일했던 에레라 전 장관과 달리 로드리게스는 통화정책 관련 경험이 거의 없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고, 정부의 개입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멕시코는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11월 물가 상승률이 지난 20년간 최고 수준인 연 7%를 웃도는 등 가파른 물가 상승이 이어져 통화정책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 연구원은 "판단하긴 이르지만 새 지명자가 정부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거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자리에 오를 만큼 경험이 없을 위험이 있다"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더욱 적절치 않다"고 분석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시장의 우려를 의식해 "중앙은행의 결정에 정부의 개입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