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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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잉꼬 부부로 불리던 배우 시시위안과 사업가 왕샤오페이 부부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갈등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때문이었다.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들은 22일 쉬시위안과 왕샤오페이 양측 법률 대리인이 공동 성명을 통해 이혼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쉬시위안은 대만판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으로 중국 사업가 왕샤오페이와 2011년 결혼했지만, 10년 만에 결별하게 된 것.

두 사람은 성명을 통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고려한 끝에 평화롭게 결혼 관계를 끝마치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최근 관련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비록 헤어지지만 앞으로도 부모이자 친구로서 계속 함께 아이들을 돌볼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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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대만 주간지 징주간은 인터넷판을 통해 쉬시위안이 이달 초 대만 타이베이지방법원에 남편 왕샤오페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또 두 사람은 쉬시위안 명의로 된 6억 대만 달러(약 256억 원)의 주택, 왕샤오페이가 타이베이에서 운영하는 3억5000만 대만 달러(약 150억 원) 상당의 'S호텔' 등 재산 분할과 자녀 양육 등의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했고, 법정에서 합의가 이뤄져 곧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쉬시위안은 '꽃보다 남자' 주인공을 맡으며 단숨에 중화권 대세 배우로 등극했고, 왕샤오페이와 결혼 후엔 함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잉꼬부부'의 모습을 뽐냈다. 중화권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대만 부부라는 평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갈등은 최근 커지고 있는 중국, 대만의 신경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왕샤오페이는 올해 6월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보다 백신 보급율이 낮은 대만의 상황에 대해 "너무 염치가 없고 저급하다"고 비난했다. "대만에 있는 가족들이 코로나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치스럽다. 이게 중국과 대만의 차이"라고도 했다.

또 "중국 본토 매장은 사업이 번창하는데 대만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에 오면 월급을 두 배는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후 타이완뉴스는 쉬시위안이 "결혼 10년 만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며 "남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발언한 내용을 전하면서 "중국인 사업가 남편의 조롱에 대만 여배우가 이혼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왕샤오핑은 중국, 쉬시위안은 대만에서 각각 머물러왔다. 다만 왕샤오핑은 사업을 위해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아내를 만났지만, 결국 정치적 이견으로 결국 갈라서게 됐다.

쉬시위안은 결혼 발표 당시 "남편을 세 번째 만나는 순간 그를 사랑하게 됐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애정을 보였다. 쉬시위안의 동생 쉬시디는 "언니가 걱정됐지만 '내가 행복하면 된 것'이라고 했다"며 "본래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서 충고해도 소용이 없을 거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쉬시디는 샤오S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영화배우이자 MC로 도쿄올림픽 당시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자국 배드민턴 선수 다이쯔잉이 중국 선수에게 패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수 사진과 함께 "졌지만 자랑스럽다"면서 "(경기를 보다)죽을 뻔 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모델로 활동 중이던 중국 기업에 계약 해지를 당했다.

쉬시위안의 측근은 이혼 소송에 대해 "그동안에도 정치적 이견 때문에 다툼이 잦았다"며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하다. 쉬시위안이 결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