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한반도 문제 논의…종전선언 논의는 미지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6일(현지시간·미국시간 15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돼 한미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 등이 논의됐을지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은 이날 정상회담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을 포함해 지역적 핵심 도전 과제에 관한 관점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도 발표문에서 "양측은 아프간, 이란 핵과 한반도 정세 등 기타 공동으로 관심이 있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위한 미·중의 협력과 함께 대북 제재 문제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미중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무엇을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특히 한미가 대북 대화 재개 방안의 하나로 추진 중인 종전선언과 관련해 양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방안과 함께 종전선언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미가 종전선언의 내용에 대한 협의를 상당히 진척시킨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큰 중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와 함께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지만, 미국은 대북 제재 완화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오히려 대북 제재를 유지한 상태에서 북한이 협상에 나오면 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한반도 평화라는 총론에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방법론에서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양국 정상이 서로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양국 정상은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함과 동시에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한반도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만 문제를 포함해 미중 관계의 현안에 밀려 종전선언 및 북핵 협상 재개 방안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이달 말 협상 재개를 앞둔 이란 핵 문제가 좀 더 깊이 있게 논의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 언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국제정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도 자세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