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3번째 증권거래소인 베이징거래소가 15일 개장했다. 81개 종목이 거래되는 가운데 신규 상장 주식들 가운데선 500% 이상 폭등하는 종목도 나왔다.

베이징거래소은 이날 신규 상장 10종목, 기존 장외시장인 신싼반 최상위층에서 이동한 71종목 등 총 81종목의 거래를 시작했다. 전기자동차용 조향장치(핸들부터 바퀴를 이어주는 축) 제조업체인 통신(同心)이 장중 50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주당 3.95원에 상장한 이 회사 주식은 25위안대까지 올랐다.

자동차용 반도체 설계업체 다디(大地)가 300% 넘게 올랐고 즈셩, 징사이 등 100% 이상 오른 종목들도 8개 나왔다. 이날 새로 상장한 종목 10개는 모두 100% 이상 올랐다. 베이징거래소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상·하한가)이 적용된다. 상장 첫날에는 이 제한이 없다.

베이징거래소는 기존 베이징에서 운영되던 중소기업 전용 장외 주식 시장인 신싼반의 '기초층', '창신층', '정선층' 등 3그룹 중 가장 우량한 그룹인 정선층 기업 71개를 이동시켰고, 새로 10개 종목을 상장시켰다.

기존 정선층 종목들이 베이징거래소로 옮기기 전에 많이 오른 탓에 개장 첫 날은 대부분 부진했다. 81개 종목 가운데 20여개 종목만 올랐을 뿐 나머지는 하락했다.

베이징거래소에는 소액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없어 전문 투자자와 기관 위주로 운영된다. 주식 투자 경력이 2년 이상, 주식계좌 20일 평균 잔액이 50만위안 이상인 사람만 계좌 개설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210만명이 계좌 개설을 신청했으며 이날 총 400만명이 넘은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중국은 중소 혁신기업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베이징거래소를 열었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 미국이 중국기업의 뉴욕증시 상장 요건을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도 핵심 데이터 보호를 이유로 해외 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인터넷안보심사방법(규정) 개정안에서 회원 100만명 이상의 자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면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사실상 해외 상장을 허가제로 바꿔버렸다.

중국 당국은 14일 외국이 아닌 홍콩 증시에 상장을 계획하는 자국 기업도 마찬가지로 국가안보 위해 여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추가 발표하면서 국제금융 허브인 홍콩 역시 '외국'에 준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