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처음 도입해 보급 주도한 페이스북이 폐지키로…상전벽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판매보류·중단
궁지몰린 페이스북 "얼굴인식 시스템 폐지…스캔 데이터도 삭제"

내부 고발자의 폭로로 궁지에 몰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2일(현지시간)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이달 중 10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얼굴 스캔 데이터(템플릿)를 삭제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얼굴 인식 기능을 켜놓은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의 3분의 1이 넘는다.

다만 이번 조치로 시각장애인에게 사진을 설명해주는 소프트웨어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페이스북의 모 회사인 메타는 "얼굴 인식 기술의 사회 내 위상과 관련한 많은 우려 때문"에 신중한 고려 끝에 이를 없애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메타의 인공지능(AI) 부사장 제롬 페센티는 "모든 신기술은 혜택과 우려의 잠재력을 모두 안고 온다"며 "우리는 올바른 균형을 찾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NYT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정부의 조사, 집단소송, 규제 당국의 우려 등을 부채질해온 기능을 사실상 없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얼굴 인식 기술의 범용화에 앞장서 왔다.

WP는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기술의 유용성을 처음 선보인 이래 얼굴 스캐닝 시스템은 학교와 공항, 경찰 수사,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 등으로 폭넓게 확장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2010년 12월 이용자의 앨범 내 사진·동영상 속 인물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사진을 포스팅할 때 사진 속에 이렇게 인식된 친구·가족이 있으면 이들을 '태그'하라는 추천이 뜬다.

이용자가 이들을 태그하면 이 사진이 그들의 계정에 연결돼 그 계정에도 이 사진이 뜬다.

이 기술 덕분에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사진 보관소의 하나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얼굴 인식 기술은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정부나 경찰, 기업체 등에서 사찰이나 수사, 개인신상 추적 등에 악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 기술을 플랫폼 내에서만 써왔고 제삼자에게 팔지 않았지만,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페이스북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축적했는지, 이를 어디에 이용할지 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미국 일리노이주에 6억5천만달러(약 7천66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주민의 생체 정보를 이용하려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주법을 어겼다는 집단소송에 따른 것이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시민 자유권 운동단체인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애덤 슈워츠 변호사는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사업을 그만두는 것은 이 기술에 대한 전국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얼굴 인식 기술과 이에 대한 인식의 상전벽해"(정부 감시 프로젝트·Project On Government Oversight)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은 이미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의 판매를 보류하거나 중단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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