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앱의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강화한 영향으로 메타(옛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스냅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광고 매출이 올해 하반기에 98억5000만달러(약 11조5640억원) 급감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데이터 기반 광고 기술업체 로타미의 분석을 인용해 이들 4개 IT 업체의 총 매출이 올 하반기에 12%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4월 애플은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는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도입했다. 그전까지는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 한 업체들의 정보 수집이 가능했다.

IT 업체들은 애플의 새 정책으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타깃 광고’가 어려워지면서 매출이 줄고 있다. 개인맞춤형 광고 매출 비중이 높은 스냅과 메타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스냅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의 새로운 방침 때문에 올해 4분기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도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 메타는 올 3분기 매출이 29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다. 셰릴 샌드버그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타깃 광고의 정확도가 떨어져 이를 상쇄하기 위한 광고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트위터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트위터의 올 3분기 광고 매출은 11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타깃 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낮아서다. FT는 “구글은 자체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충분히 모았다”며 “광고업체들이 애플 대신 안드로이드로 넘어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 플랫폼 업체 블루코닉의 코리 뭉크바흐 COO는 “애플이 새 정책으로 제 배만 불렸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