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올해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 전기차 ‘bz4X’. /연합뉴스
도요타가 올해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 전기차 ‘bz4X’. /연합뉴스
도요타자동차가 첫 양산 전기자동차인 ‘bZ4X’를 내년 중반 세계 시장에 출시한다. 경쟁 모델보다 뛰어난 배터리 성능을 내세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3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 29일 bZ4X의 세부 사양을 처음 공개했다. 4X는 도요타의 전기차 브랜드 ‘bZ’ 시리즈의 1호 모델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도요타는 2025년까지 7종의 bZ 시리즈를 포함해 순수 전기차 15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bZ는 비욘드 제로(beyond Zero: ‘제로 그 이상’이라는 뜻)의 약자다. 온실가스 배출 ‘제로(0)’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뜻을 담았다.

bZ4X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60~500㎞로 경쟁 차종인 테슬라 모델3(448~580㎞), 닛산 아리아(430~610㎞), 폭스바겐 ID.3(348~548㎞)와 비슷한 수준이다.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3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차체 천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1년간 18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아웃도어 활동을 하거나 재해가 발생할 때는 가전제품과 주택에 전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7~8.4초로 모델3(3.3~5.6초)와 아리아(5.1~7.6초)에 뒤진다. 가격은 미정이다. 모델3는 454만~717만엔(약 4675만~7383만원), 아리아는 660만~790만엔에 판매된다.

도요타는 bZ4X의 배터리 수명과 제어 시스템 안전성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성능 저하를 최소화해 10년을 사용해도 배터리 용량이 90% 이상 유지된다. 배터리 전압과 온도를 다중 감시하는 시스템을 장착해 전기차의 위험 요소인 발열 징후를 미리 감지한다.

도요타는 2030년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800만 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800만 대 가운데 20%를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로 채울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