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5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근원 PCE 지수도 Fed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 수준을 여전히 웃돌았다.

美 9월 PCE 지수 4.4% 상승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PCE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4.4%)와 같은 수준이다. 전월에 비해선 0.3% 상승했다. 8월 PCE 지수가 전월 대비 0.4% 올랐던 것에 비해선 상승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불안할 정도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세계 공급망 위기로 인해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PCE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다. 전망치(3.7%)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폭은 0.2%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Fed가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유럽연합(EU) 통계국 유로스타트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7월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라고 CNBC는 전했다.

유로존의 이달 CPI는 시장 전망치(3.7%)를 뛰어넘었다. 천연가스를 비롯해 고공행진하는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달 유로존의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3.5% 급증했다. 전월(17.6%)보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란 판단을 유지했다. 내년 3월까지 코로나19 대응 채권 매입 속도를 1조8500억유로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는 데 당초 예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년 안에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발표된 유로존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