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 3분기 경제 성장률이 2%(연율 기준)를 기록해 1분기(6.4%)와 2분기(6.7%)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직격탄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 급반등해온 미국의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양상이다.

미 상무부는 28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전 분기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펜데믹 초기인 지난해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 2.6~2.8%를 상당폭 밑돌았다”며 “델타 변이와 공급망 병목 현상, 노동력 부족, 인플레이션 등이 겹치며 성장 속도를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은 3분기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분기(12%)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공급 부족으로 내구재 판매가 감소하고 소비자들이 여행, 항공, 외식, 레저 활동을 크게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노동력, 원자재가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공급망 곳곳에서 정체 현상이 벌어진 것도 미국의 성장 속도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공급망 문제는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지만 델타 변이 유행이 진정되고 연말 쇼핑 대목이 펼쳐지는 4분기에는 소비 반등에 힘입어 성장률이 상당폭 올라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