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EU의회 갈등 속 대만 외교부장, 유럽서 공개 연설

유럽을 방문한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이 민주체제 간 단결을 촉구하면서 외교 지형 넓히기에 나섰다.

27일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에 따르면 우 부장은 26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첫 나라인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현지 싱크탱크 주최 행사 연설에서 "코로나19 폭발 기간 권위주의 국가는 계속해서 거짓 정보로 민주주의 체제를 폄훼했다"며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은 민주 국가들이 서로 단결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권위주의 국가'는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해 큰 혼란이 발생하자 강력한 국가의 통제가 가능한 사회주의 체제가 민주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식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펴왔다.

우 부장은 대만과 슬로바키아가 자유, 법치,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이념이 가까운 파트너들이 현재의 양호한 기초 위에서 다방면의 협력을 강화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장이 유럽에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2019년 덴마크 코펜하겐 연설 이후 처음이라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우 부장은 슬로바키아, 체코 등 유럽에서 대만에 우호적인 국가를 순방하고 오는 2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대중국 의회간 연합체(IPA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과 유럽연합(EU) 의회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대만이 우 부장의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최대한 외교 지형을 넓히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독립 지향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집권 이후 중국의 전방위 압박으로 대만의 외교 공간은 극도로 좁아졌다.

하지만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하고 나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대만은 유엔 체제 참여를 추진하는 등 외교 공간을 적극적으로 넓혀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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