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계속 오르는 뉴욕 증시…테슬라, DWAC, 비트코인 ETF는 왜 떨어졌나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대표적 산업재 회사인 3M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3M은 세계 각국에서 포스트잇부터 브레이크 라이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산업재를 팔고 있고 자동차, 전자산업에 대한 납품 비중도 큽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회사이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실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2.45달러로 월가 추정치인 주당 2.20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또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한 89억4000만 달러로 예상치 86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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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은 월가 추정보다는 나았지만 실제로는 전년 동기와 같았습니다. 매출이 7% 넘게 늘었지만, 비용이 급증해 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입니다. 마케팅을 제외한 판매관리 비용이 무려 13%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3M은 가격을 높이고 비용을 통제해 월가 예상보다 높은 이익을 냈습니다. 마이크 로만 최고경영자(CEO)는 "공장 생산성을 높이고, 원자재를 두 곳 이상에서 조달하려고 하고 있다. 또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런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3M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2021년 실적 가이던스는 살짝 낮췄습니다. 기존에 올해 매출은 9~10% 증가할 것으로 봤는데, 이를 7~10%로 수정했습니다. 또 EPS 전망치도 9.7~10.1달러를 9.7~9.9달러로 바꿨습니다.

3M 실적에 대한 월가 반응은 전날 발표된 페이스북과 비슷합니다. 여러모로 걱정이 컸는데, 그럭저럭 예상 수준은 맞췄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이날 골드만삭스(455→445달러), 모건스탠리(400→365달러), JP모간(450→390달러), 제프리스(440→420달러) 등이 광고 매출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는 조금씩 낮췄지만, 매수 투자등급은 모두 유지했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AMD, 비자, 트위터 등의 실적도 모두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알파벳은 EPS가 27.99달러로 월가 예상 23.48달러를 훌쩍 뛰어넘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27달러를 벌어 예상치 2.07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알파벳과 트위터는 애플 iOS의 개인정보 정책 변경으로 인한 광고 매출 타격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트위터는 "애플의 iOS 변경의 장기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3분기 매출 영향은 예상보다 낮았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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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는 지난 25일 '미국 기업 이익 성장세는 증시 낙관론을 지원한다'(US earnings growth supports equity optimism)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 S&P500 기업들이 전년 동기보다 90%에 가까운 이익 성장을 기록한 건 놀랄만한 일이었고, 3분기 이익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건 당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4분의 1에 해당하는 S&P500 기업의 실적을 볼 때 공급망 중단, 에너지 비용 상승, 델타 변이 확산 등 부정적 영향은 예상보다 덜하다고 평가했습니다. UBS는 지금까지 실적을 볼 때 세 가지 이유에서 증시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첫 번째, 금융주에서 강력한 경기 회복력이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은행들은 뛰어난 높은 대출 건전성, 예상보다 나은 순이자마진, 강력한 수수료 증가 등을 보고했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강하고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UBS는 이는 앞으로도 미국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두 번째, 공급망 혼란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으며 특정 산업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부 부품·원자재 부족 등에 따른 영향이 큰 산업이 있지만, 전반적인 건 아니란 겁니다. 또 애플 iOS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으로 인한 디지털 광고 축소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빅테크 기술회사는 이런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 번째, 강력한 매출 성장이 더 높은 비용을 상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높아진 노동비용과 원자재 조달 비용도 산업별로 영향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문제는 외식 등 소비자 부문에서는 뚜렷하지만, 가격결정력이 있는 뛰어난 기업들은 합리적으로 비용을 관리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UBS는 S&P500 기업들이 3분기 전년 대비 약 15% 많은 매출 성장을 이뤄 더 높아진 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익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S&P500 기업의 EPS 성장률은 2021년 45%, 2022년 10%에 달하고, S&P500 지수는 내년 말까지 5000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UBS의 보고서를 보면 공급망 혼란,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산업별, 기업별로 다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날 실적을 공개한 UPS입니다. UPS는 조정 주당순이익(EPS) 주당 2.71달러로 월가 추정치 2.55달러를 넘었습니다. 또 매출은 9.2% 증가한 231억 8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 225억6000만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UPS는 상품 배송물량은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지만 개당 평균 매출은 13%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배송비를 올리고, 수익성이 높은 고객을 선별해 서비스를 집중한 덕분입니다. UPS는 그러면서 내년에도 배송료를 5.9%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경쟁사인 페덱스가 한 달 전인 9월 21일 발표한 실적과 비교됩니다. 페덱스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구인난에 따른 임금 상승 등으로 비용이 급증하면서 주당이익이 4.37달러에 그쳐 월가 예상 4.97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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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격결정력을 갖고 비용 상승분을 고객에게 잘 전가하는 기업, 산업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시장은 그런 기업들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페덱스는 지난 9월 20일 주가가 266.55달러였지만 이날 237.83달러로 마감돼 10% 이상 떨어진 상태입니다. 반면 UPS는 9월 20일 당시 189.39달러였지만 이날은 218.0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6.84%나 급등했습니다.

물론 가격을 계속 올리다 보면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직은 그런 신호가 없습니다. 이날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3.8로 나와 전월(109.8)과 월가 예상(108.0)을 모두 웃돌았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꺾이자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접고 다시 상승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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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는 향후 12개월 동안의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난달 6.5%에서 이달 7.0%로 상승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소비자들은 왕성한 지출 의욕을 보였습니다.

자동차 구매 의도는 9개월 최저치에서 반등했고, 더 많은 소비자가 향후 6개월 동안 세탁기, 텔레비전,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을 구매할 의향을 밝혔습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사는 " “단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소비자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10월에 주택, 자동차와 주요 가전제품을 구매할 계획인 소비자의 비율이 모두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 지출이 경제 성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풀이했습니다.

9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2.7% 증가와 전월 수치(1.5% 증가)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신규주택 중간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나 급등했고, 재고도 5.7개월 치에 불과해 전월 6.1개월에서 더 줄었는데도 매수세가 이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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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관계자는 "그만큼 가계가 정말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가계의 저축액은 2조3000억 달러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물가 상승 등에 대응할 충분한 버퍼가 될 수 있습니다.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글로벌 매크로 임원은 "사람들이 충분한 잉여 저축을 갖고 있으므로 부자라고 느끼고 더 많이 쓸 수 있다. 그 돈은 소비되어도 부분일 뿐, 그 많은 돈이 금세 쓰이진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89달러(1.06%) 상승한 배럴당 84.6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기존 계획 이상으로 증산하지 않으리라고 관측되고 있는 탓입니다. 매달 생산량을 정하는 OPEC+ 각료회의는 다음 달 4일에 열립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우디 러시아 등은 기존 계획대로 하루 40만 배럴의 추가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유가는 소비 수요 파괴를 일으킬만한 높은 수준이 아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보다) 선진국에서는 에너지원 가운데 석유 의존도가 낮아졌고, 개발도상국들은 소득이 높아졌다. 유가가 소비에 의미 있는 타격을 줄 정도가 되려면 유가가 배럴당 110~120달러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JP모간도 "원유 의존도와 가계 재무상태, 에너지 비용 등을 고려해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조정하면 유가가 배럴당 130~150달러에 가도 미국 경제와 증시가 잘 작동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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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4분기, 특히 11~12월 두 달간은 뉴욕 증시가 좋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지난 95년 중 75년 동안 S&P500 지수는 4분기 랠리를 벌였습니다. 특히 1978년 이후 부정적이었던 4분기가 일곱 차례에 불과했는데 모두 시장 유동성이 흔들릴만한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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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장의 버팀목이 될 자사주매입은 지금 실적시즌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월 말부터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막대한 자사주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면서 투자자 심리도 많이 개선됐습니다. 얼마 전까지 50 밑에 머물던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70까지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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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업 실적들이 좋게 나오면서 주요 지수는 0.3~0.5%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했고 끝까지 상승세를 지켰습니다. 3대 지수는 모두 다 올랐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오름폭은 다우 0.04%, S&P500지수는 0.18%, 나스닥은 0.06%에 그칩니다.

전날 시가총액 1조 달러와 주가 1000달러 고지를 넘어섰던 테슬라는 이날 아침 1094.9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내림세로 접어들어 0.63%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시할 소셜미디어와 합병할 스팩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도 29.56% 하락했습니다. 또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BITO)는 1.28% 내린 40.06달러로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반등하던 알리바바(-3.52%), 텐센트(-3.47%) 등 중국 기술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상승세를 보여온 금 가격도 1%가량 떨어진 1793달러 선을 기록해 18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주요 지수가 지난 2주간 올랐고 사상최고치에 도달하면서 상승세가 좀 지쳐보인다"라면서 "시장이 올해와 비슷한 모양을 보이는 지난 1995년, 2013년, 2017년에는 S&P500지수가 21.5% 올랐는데, 올들어 S&P500 지수도 21% 오른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유동성이 폭발하면서 모든 자산이 급등했는데 오늘은 좀 이런 자산들이 퇴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멈춰있던 변동성지수(VIX)도 소폭 올랐다"라면서 "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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