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본인의 절반가량은 우울증 같은 정신과 질환 증세가 처음 나타난 뒤 6일 이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이 후생노동성의 2021년판 '과로사 등 방지 대책 백서'를 인용해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일본에서 산업재해로 인정된 과로자살자는 여성 18명을 포함해 총 497명으로 집계됐다.

과로자살자는 과로가 원인인 우울증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을 말한다.

이 기간의 과로자살자를 대상으로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 증세가 처음 나타난 뒤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의 기간을 조사해 보니 '6일 이하'가 47%(235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이 7~29일(19%), 30~39일(15%) 순이었다.

日 과로자살 절반, 정신과 질환 첫 증세 뒤 6일 내 극단선택
과로자살 직전 상황으로는 업무 내용이나 양에 큰 변화가 있었던 사례가 36%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이어 '2주 이상 연속 근무'(22%), '상사와의 갈등'(19%), '괴롭힘·폭행'(12%) 순이었다.

근로시간으로 보면 '지속적인 장시간 노동' 사례가 40%를 차지한 가운데 한 달간 초과근로가 '극한 장시간 노동'으로 분류되는 160시간 이상인 경우도 18%(88건)에 달했다.

과로자살로 이어진 우울증 등의 발병 연령대를 보면 40대(33%)와 30대(26%) 등 한창 일할 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전체 과로자살자의 64%는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피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과로사 변호단 전국연락회 간사장을 맡고 있는 다마키 가즈나리 변호사는 요미우리신문에 "말수와 웃음이 줄고, 수면장애와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직장상사나 동료, 가족들이 평소와 달라진 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과로자살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자나 관리직에 있는 사람은 노동시간을 적절히 관리해 직원들이 과중하게 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