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공습에 유엔기 티그라이 착륙 포기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인도주의 구호물품을 실은 유엔기가 북부 내전 지역인 티그라이에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기는 이날 티그라이 주도인 메켈레에 착륙하려고 했으나 관제탑으로부터 공습 때문에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기수를 돌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되돌아왔다.

이날 에티오피아군은 메켈레에서 군사훈련장소로 쓰인 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으나 내전 상대인 지역 집권정당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측은 메켈레 대학 인근에 폭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십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그동안 에티오피아에서 날씨 때문에 회항한 적은 있으나 공습 때문에 착륙하지 못하고 비행기가 되돌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유엔 구호관리인 겜마 코넬이 이날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밝혔다.

유엔은 향후 메켈레로 가는 모든 비행편을 중단시켰다.

아울러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메켈레 공습이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이후 단 한 대의 구호 트럭도 티그라이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티그라이 주민 500만∼600만 명뿐 아니라 티그라이 주변지역 암하라, 아파르 등 200만 명이 구호 물품을 못 받을 위기에 처했다.

에티오피아 공습에 유엔기 티그라이 착륙 포기
특히 티그라이 내 주민 50만 명 가까이는 기아선상에 내몰렸으며 실제로 아사가 보고됐다고 AP통신이 전한 바 있다.

이날 공습은 11명의 승객을 태운 유엔기가 티그라이 방공망의 대공 사격에 걸리게끔 유도하려는 에티오피아 정부군의 음모였다고 TPLF 측은 주장했다.

유엔 측은 당초 에티오피아 당국으로부터는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륙허가를 얻었으나 공습 계획에 대해서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인근 암하라 지역에선 정부군 및 현지 민병대와 TPLF 병력 간 교전이 심해지면서 피란민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이끄는 중앙정부와 TPLF 간의 권력다툼으로 인한 내전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돼 수천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를 하고 에티오피아 폭력 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강화할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스푸트니크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