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페티토와 론드리 / 사진 = SNS
고인이 된 페티토와 론드리 / 사진 = SNS
한 20대 백인 여성이 약혼자와 커플 여행 중 실종돼 숨진 사건에서, 관심 인물로 지목된 약혼남이 잠적 한 달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돼 사건이 미궁 속으로 바지게 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1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자연보호구역에서 발견된 유해가 앞서 실종 후 사망한 가브리엘레 페티토(22)의 약혼남 브라이언 론드리(23)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을 살핀 수사관들은 론드리의 개인 물품 등을 발견했으며, 치과 기록 등을 통해 신원을 파악했다.

론드리는 최근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백인 여성 실종’ 사건의 주요 인물이었다. 그는 지난 7월 약혼자인 페티토와 와이오밍주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으로 캠핑카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페티토가 실종됐으며 론드리만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페티토가 사라지기 전 두 사람이 다투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과 경찰 조사까지 나와 그가 사건의 관심 인물로 떠올랐다.

결국 페티토의 가족들은 지난 8월 11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페티토는 지난달 19일 와이오밍주 한 국립공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을 통해 밝혀진 사인은 교살이었다.

실종 이후 페티토의 가족은 론드리에게 페티토의 행적을 물었으나 론드리는 아무 말도 내놓지 않았다. 특히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론드리 측 변호인은 “보통 이런 사건에서는 가까운 파트너를 의심하기 마련이다. 어떤 진술도 불리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이후 경찰은 론드리를 주요 참고인으로 지목했다. ‘살해 용의자’로 결론 내리지는 않았지만 유일한 ‘관심 인물’(사건의 주요 단서를 알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로 보고 주시해 왔다.

그러나 론드리는 같은 달 14일 집을 떠나 돌연 자취를 감췄다. 그는 ‘플로리다 남부 습지에 캠핑을 하러 가겠다’는 취지의 말을 주위에 남기고 사라졌다. 경찰은 론드리를 찾기 위해 추적에 나섰으나, 이날 시신을 발견하기 전까지 그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관심 인물이었던 론드리의 사망으로 페티토의 죽음에 대한 수사는 미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