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류중루이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 통계정보·리스크감시부 책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헝다 사태는 개별적인 사례”라며 “중국 경제의 안정성을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신용을 위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헝다 사태의 위험은 통제 가능하며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사진)도 헝다 사태가 심각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의 중장기 경제발전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경제 분야의 실세로 알려져 있다. 류 부총리는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가 포럼 연차회의 축사에서 “비록 부동산 시장에서 개별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큰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강 인민은행장도 17일 화상으로 열린 주요 30개국(G30) 국제은행 토론회에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헝다 위기는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고위 당국자들이 이런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헝다 사태가 경제 위기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수의 전문가는 헝다를 비롯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권으로 옮아가는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중국 부동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부동산업의 위축이 중국 경제에 심각한 도전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