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 AP통신 인터뷰…"부자나라, 파리기후협약 약속 지켜야"해수면 상승 등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의 환경부 장관이 '사형 선고'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아미나트 샤우나 몰디브 환경·기후변화·기술부 장관은 2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 억제 실패는 몰디브 같은 작은 섬나라에는 사형 선고를 의미한다고 말했다.휴양지로 유명한 몰디브는 약 1천200개의 섬으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189개 섬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인구수는 약 55만명이다.샤우나 장관은 군도의 평균 해발고도는 1m에 불과하다며 해수면 상승, 폭우, 홍수, 해안 침식, 용수난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충격이 이미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한탄했다.세계기상기구(WMO)의 '지구기후보고서(2015∼2019)'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0.8도 더 상승했다.그 결과 전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3년 1월 처음 측정했을 때보다 90㎜ 올라갔다.이와 관련해 몰디브, 투발루 등 해발고도가 낮은 나라들은 2100년이면 수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지구촌 온난화 재앙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을 약속했다.당시 각국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내, 가능하다면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미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거의 1.1도 높아졌고 2030년대에는 1.5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이에 샤우나 장관은 우리에게 1.5도와 2도의 차이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세계가 대규모로 그리고 빠르게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부자 나라들은 기후 변화 충격과 싸우는 가난한 나라를 돕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데에 연간 1천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한 파리기후협약 약속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녹색기후펀드는 몰디브를 위해 단 하나의 (환경) 적응 프로젝트를 승인했는데 그 과정에만 3년이 걸렸다"며 "기후변화가 빠르게 영향을 주면서 편드가 승인됐을 때는 이미 지상의 상황은 바뀌어버렸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몰디브인은 생존할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샤우나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한 몰디브의 노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현재 몰디브는 국가 예산의 50%를 산호 보호 해양 울타리 설치 등 기후 변화 적응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몰디브는 2009년 10월 바닷속 내각회의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경각심을 촉구하기도 했다.당시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은 6m 해저에 마련된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국에 온실가스 저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연합뉴스
10만명 미만 병사로 전국 통치…인력·자금·경험 부족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지 두 달이 지나면서 현지인들은 '뒤집힌 세상'을 매일 실감하고 있다. 2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단을 이끌던 마울라위 주바이르 무트마인(39)은 탈레반 집권 후 카불 지역 한 경찰서의 서장으로 변신했다. 그는 경찰서장으로서 동네 주민들의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무트마인은 "간섭이 심한 시어머니랑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찾아온 여성과 남편의 부부싸움을 중재했다. 무트마인은 이슬람교리에 따라 남편이 아내에게 거처와 생필품을 제공하는 게 당연하다며, 시어머니를 다른 아들의 집에서 살게 하라고 권고했고 해당 남성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재집권 전 탈레반은 수도 카불에서 수시로 폭탄을 터트리고, 로켓탄을 발사했다. 특히 현지 경찰 초소 등 군경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자주 발생했다. 무트마인은 자폭테러단을 이끌다 경찰서장으로 위치가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별로 바뀐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탈레반은 진정한 이슬람 질서 수립을 위해 미국인과 그들의 협력자를 목표로 삼았다"며 "지금은 지역 사회 치안 활동을 통해 같은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트마인의 부하들은 경찰관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경찰이 되기 위한 훈련은 물론 월급조차 받지 못하는 상태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경찰로 변신한 경찰서에 찾아오길 꺼렸지만, 지금은 '차 도둑을 잡아달라', '채무자가 빚을 안 갚는다', '부부싸움을 중재해달라'며 찾아오고 있다. 무트마인이 담당하는 카불 지역뿐만 아니라 아프간 대부분의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탈레반 대원은 10만명이 안되고, 대부분 문맹이다. 이들이 갑자기 아프간 정권을 잡고 나니, 군·경부터 정부 구성원까지 인력과 시스템 부족이 심각하다. 탈레반은 서구 입장에서 보면 '과격 인사'들과 함께 이슬람 성직자들을 정부 부처 주요 요직에 앉혔다. 탈레반이 임명한 과도 정부 수반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는 유엔 제재 대상이고, 내무부 장관과 난민·송환 장관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각각 1천만 달러,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수배한 인물들이다. 각 지역 경찰서장들도 지난 20년간 각종 테러에 앞장서며 공을 세운 인물들이다. 카리 파시후딘 탈레반 군사령관은 지난달 15일 아프간 옛 정부군을 포함한 정규군 창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으로서는 현지 치안이 불안한 가운데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가 계속 도발하고 있고, 내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라 군 조직 정비와 병력 증강이 시급한 형편이다. 하지만, 탈레반 재집권 후 외환보유고 등 해외의 아프간 정부 자산 동결과 국제기구의 원조 중단으로 공무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할 상황이 안된다. 이처럼 탈레반이 '정상 국가'를 외치고 있지만, 정부를 이끌기 위한 인력·자금·경험 부족 등 다양한 난제들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총선이 치러진 뒤 이라크 내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틀 뒤 발표된 잠정 선거 결과에서 이란에 친화적인 이슬람 시아파 정파들이 참패했기 때문입니다. 파타동맹 등 친이란 정당들은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48석을 갖고 있던 파타동맹은 이번 선거에서 14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선거에서 승리한 세력은 반외세 성향의 알사이룬 정파였습니다. 현재 의회 다수당이기도 알사이룬 정파는 이번 선거에서 19석을 추가로 얻어 총 73석을 차지했습니다.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는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 지역 등지에서 지난 12일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의회 내 정파들은 종교적, 민족적으로 나뉘고 이란과 미국에 대한 태도 때문에도 복잡하게 갈립니다. 이번 선거에 나선 3천200여명의 후보들이 소속된 정당만도 167개에 달합니다. 이번 선거는 미국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이후 다섯 번째로 이뤄진 서방식 총선이었습니다. 투표율은 지난 총선 44.5%보다 낮은 43%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애초 이라크의 총선은 2022년 5월에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10월 시작한 반정부·반부패 시위에서 조기 총선을 실시해 정치 기득권과 무능한 정부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로 7개월가량 일찍 치러졌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