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행 동기 집중 조사…더타임스 "카타르와 연관성도 수사"
영국, 피살 의원 추모 행사…총리 "악이 민주주의 이길 수 없다"
영국 하원이 18일(현지시간)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데이비드 에이메스(69) 보수당 의원을 추모하는 특별 회기를 마련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이날 어두운색 정장 차림으로 하원에 모여 지난주 급작스레 세상을 떠난 에이메스 의원을 기렸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1분 동안 묵념을 마치고 마이크를 잡은 존슨 총리는 에이메스 의원이 "이 나라와 국민, 그리고 미래를 열정적으로 믿었던 애국자"였다며 "그에 대한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의 유산을 기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행을 저지르는 자들이 데이비드 경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민주주의와 의회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에이메스 의원을 기리는 차원에서 그가 이끌었던 사우스엔드온시(Southend on sea)를 시(City)로 승격하기로 했다며 "여왕 폐하께서 도시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에이메스 의원은 생전에 현재 읍(town) 단위에 해당하는 사우스엔드온시의 시 승격을 주장했다.

하원 추모 행사에 앞서 에이메스 의원의 유족들은 그가 살해당한 교회를 방문해 둘러봤다.

유족은 전날 에이메스 의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완전히 망가졌지만 "증오는 제쳐두고 함께 노력하자"며 "인종, 종교, 정치적 신념과 관계없이 너그럽게 대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에이메스 의원은 지난 15일 지역구 행사장에서 주민들을 만나던 중 소말리아 출신 영국인 알리 하비 알리(25)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알리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으며,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조사에 들어갔으나 사흘이 지난 이 날까지도 명확한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비는 소말리아에서 유명한 정치인 가문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는 오마르 샤르마키 전 소말리아 총리의 보좌관이었고, 그의 삼촌은 중국 주재 소말리아 대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이 에이메스 의원 살해 사건과 카타르, 소말리아와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와 친분이 두터운 에이메스 의원이 영국과 카타르 사이 관계 개선을 위해 취한 일련의 행동들이 이번 살인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골자다.

현재 카타르 정부는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소말리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며, 2017년 2월 모하메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샤르마키 전 총리는 케냐로 망명했다.

에이메스 의원은 지난주 동료 의원들과 함께 카타르를 방문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에미르)를 만났다.

경찰은 앞서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범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영국 의회 관계자도 에이메스 의원이 표적이 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