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 강화 조치 덕분에 애플의 광고사업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등 디지털 광고업자들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이폰에 사생활 보호 정책을 도입한 이후 6개월 동안 애플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 4월 아이폰 사용자의 개별 승인 없는 개인 정보 추적을 차단하는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을 새 OS를 통해 보급했다.

구체적으로 애플은 아이폰에서 앱을 처음 실행하면 팝업 창을 띄워 이 앱이 IDFA(광고주용 식별자)에 접근하도록 허용해도 될지를 이용자가 승인하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IDFA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마다 부여된 고유한 식별자로, 페이스북이나 광고주들은 이를 활용해 아이폰 이용자의 검색 활동, 앱 이용 기록 등을 추적하고 맞춤형 광고를 보내왔다.

그러나 애플이 지난 4월부터 이용자들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하면서 상당수 이용자가 이를 거부하고, 페이스북이나 광고주들로서는 이용자 개개인의 신원이나 취향·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광고를 보내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계속 됐다.

반년 만에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확인이 된 것이다. 애플의 사내 사업부인 서치애즈는 사용자가 앱스토어 내에서 검색을 할 경우 검색어와 관련도 높은 광고주의 앱을 최상단에 노출시킨다. 예를 들어 스냅챗을 검색하면 사용자는 틱톡 앱을 최상단에서 확인하게 된다. 불과 1년전 17%에 불과했던 서치애즈의 아이폰 앱 다운로드 점유율이 최근 58%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마케팅 분석업체 브랜치의 알렉스 바우어 수석은 "애플 검색 광고가 반년만에 마이너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바뀐 셈"이라고 빗댔다. 에버코어ISI 연구원들은 "애플은 광고사업으로 올해 5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3년 안에 연간 2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앱 광고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앱시장 분석회사 앱스플라이어에 따르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를 위한 모바일 앱에 대한 마케팅 지출이 2019년엔 580억달러였는데, 내년까지 그 2배인 118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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