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우주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로켓·위성 인터넷, 민간 주도 우주개발 '가속'…투자금 100억달러 첫 돌파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VC)인 스페이스캐피털에 따르면 올 들어 우주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 규모는 103억달러(약 12조18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 투자 규모는 39억달러에 달했다. 채드 앤더슨 스페이스캐피털 파트너는 “3분기에 이미 작년 전체 투자 규모(98억달러)를 넘어섰다”며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캐피털은 분기별로 우주산업 투자 보고서를 발표한다. 투자 현황은 인프라, 유통, 앱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조사한다. 인프라에는 로켓과 위성을 제조하는 우주기업 투자가 포함된다.

올해 3분기에는 다양한 우주기업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하거나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켓랩, 스파이어글로벌, 블랙스카이, 모멘터스, 레드와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3분기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우주기업으로는 모바일 네트워크 업체인 미국 오브컴과 광대역 위성 인터넷 업체인 영국 원웹 등이 꼽혔다. 오브컴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GI파트너스로부터 11억달러를 투자받으면서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했다. 원웹은 프랑스 통신위성 기업 유텔샛으로부터 5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앤더슨 파트너는 “올해 4분기에 더 많은 스팩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 건수와 건당 투자 규모가 증가해 또 다른 신기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스페이스캐피털에 따르면 세계 1654개 우주 기업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2312억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를 받았다.

미국 비영리단체 스페이스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우주 경제 규모는 4470억달러(약 534조원)로 추정된다. 군사 무기부터 항공기, 스마트폰, 항법 서비스, 위성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우주산업 성장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현재 3500억달러 규모인 민간 우주산업이 2040년에는 1조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