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전체 인구 수용 가능한 수준
분양 후 텅 빈 아파트도 1억채

헝다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
막대한 빚 끌어다 공급과잉 초래
경기침체 땐 '연쇄 부실화' 우려
헝다그룹 사태로 중국 부동산시장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고질적인 공급 과잉으로 중국에서 비어 있는 집이 3000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000만 명 정도가 살 수 있는 물량으로 독일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남한과 북한을 합한 인구(약 7700만 명)를 웃도는 규모다.

CNN은 15일(현지시간) ‘유령 도시들: 헝다 위기, 수백만에 달하는 중국 빈집들을 조명하다’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빈집 실태를 전했다. CNN은 영국의 독립 거시경제 연구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가 내놓은 분석 결과를 인용했다.

CNN은 “헝다의 부도 위험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이는 더 심각한 문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시장의 공급 과잉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 분양 후에도 사람이 살지 않는 아파트가 1억 채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억6000만 명이 살 수 있는 규모다. 이처럼 부동산 과잉 공급으로 중국 곳곳에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유령 마을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과거 수십 년간 부동산시장 성장을 동력으로 삼아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최근 헝다 사태를 계기로 이 같은 경제성장 구조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앞다퉈 건설 프로젝트에 뛰어들면서 막대한 채무를 끌어들인 만큼 공급 과잉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면 연쇄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채무가 가장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바로 헝다였다. 헝다의 부채 규모는 3000억달러(약 355조원)에 달한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주택 자산 수요는 지속적인 감소세에 진입했고 이게 바로 헝다 사태의 뿌리”라며 “하이 레버리지(고차입) 형태의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도 이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건설 프로젝트도 부실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신규 부동산 자산 중 약 90%는 완공되기 전에 거래가 끝난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위기가 부동산 구매자들에게 그대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헝다는 주택 20만 채를 아직 구매자에게 인도하지 못한 상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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