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8억9110만달러(약 1조원)으로 추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내부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개별 작품의 가치를 평가할 때 쓰는 '임팩트 밸류' 지표에서 오징어게임은 이 같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 오징어게임을 2분 이상 시청한 사람은 작품 공개 23일 만에 1억3200만명에 달했다. 오징어게임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 중 89%는 적어도 1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봤다. 시청자 중 66%에 해당하는 8700만명은 첫 공개 후 23일 안에 마지막 9화까지 '정주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징어게임의 제작비는 2140만달러(약 253억원)로, 회당 28억원 정도다. 넷플릭스 인기작 '기묘한 이야기'와 '더 크라운'의 회당 제작비가 각각 800만달러(95억원)와 1000만달러(119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더 낮은 수준이다.

오징어게임은 적은 제작비로 약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해 '효율성' 지표에서 '41.7배'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징어게임의 흥행을 계기로 넷플릭스 내 '비영어권' 작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오징어 게임'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넷플릭스 히트작 가운데 '막내'일 뿐"이라는 기사에서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드라마의 승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외에 스페인어 드라마인 '종이의 집', 프랑스어 드라마인 '뤼팽'등의 예를 들었다.

종이의 집은 스페인 텔레비전에서 2시즌 만에 종영했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히트작으로 부활해 시즌 4는 첫 공개 후 4주 만에 65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종이의 집' 리메이크 작품이 제작되고 있다.

범죄 드라마 '뤼팽'도 큰 성공을 거뒀다. 개봉 후 4주간 이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은 총 7600만명에 달한다.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작품을 즐기는 미국 시청자 수는 2019년 이후 71% 늘었고, 비영어권 작품을 한 개라도 감상한 미국 넷플릭스 구독자는 전체의 97%에 이르렀다.

이코노미스트는 비영어권 콘텐츠의 흥행 원인으로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를 꼽았다. 이용자들이 외국어 콘텐츠를 즐기기 쉽도록 환경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오징어게임은 31개 언어로 자막이 제공되고, 13개 언어로 더빙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