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철 앞둔 월마트·코스트코·홈디포…재고확보 위해 전세선박 운용
하루 대여료 1억6천만원…물류대란에 선박 빌리는 美유통업체
월마트와 코스트코, 홈디포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물류 위기 돌파를 위해 선박 대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연말 대목을 앞두고 미국 서부 항만 물류 대란으로 비상이 걸린 대형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선박을 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유통업체들이 아시아 국가에서 제조된 상품을 수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80일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태평양을 건넌 컨테이너선이 몰려드는 대형 항구인 로스앤젤레스(LA) 항만이나 롱비치 항만에선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한 상황이다.

핼러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쇼핑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앞둔 유통업체들은 결국 해결책으로 전세 선박을 선택했다.

물류 업체들이 대여하는 선박은 한꺼번에 2천 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물류 업체들의 대형 선박과는 달리 보통 1천 개 안팎의 컨테이너를 운반한다.

규모가 작은 만큼 LA 항만 등 현재 병목현상이 발생한 대형 항만이 아닌 주변의 소규모 항만에서 통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현재 선박 대여에 드는 비용은 하루에 14만 달러(한화 약 1억6천700만 원) 선으로 물류업체 요금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는 소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홈디포 관계자는 "선박을 대여한다는 아이디어는 농담처럼 시작됐다"며 "단 한 번도 선박을 빌려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홈디포는 소비자들의 연말연시 장식품과 난방기 등 계절적 수요가 높은 상품의 재고를 늦지 않게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선박 대여를 결정했다.

현재 3대의 선박을 대여한 코스트코는 내년엔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품 운송의 20%를 전세 선박에 맡길 예정이다.

미국 최대의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지난 2012년 LA 항만 파업 사태 때 전세 선박을 사용한 전례가 있다.

월마트 측은 전세 선박을 이용함으로써 운송에 드는 시간을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선박중개업체인 브래머 ACM 쉽브로킹의 컨테이너선 전문가인 조너선 로치는 "아직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았다"면서도 "내년이 되면 유통업체들이 직접 선박을 빌릴 필요성이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