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에서 발생한 10년여만의 강한 지진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일부 시설물이 손상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총무성 소방청은 전날 밤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가 32명인 것으로 중간 집계했다. 이 가운데 중상자는 3명이다.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컸던 도쿄도(東京都),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가나가와(神奈川)현 등에서 넘어지거나 시설물이 충격을 받은 것 때문에 생긴 부상이 많았다.

도쿄 메구로(目黑)구에서는 수도관이 파열돼 맨홀에서 물이 쏟아졌으며 다이토(台東)구나 오타(大田)구에서는 건물 외벽이나 블록 벽이 훼손되거나 전주가 기울어지는 등의 피해가 확인됐다.

철도회사 JR에 따르면 도카이도신칸센(東海道新幹線), 도호쿠(東北) 신칸센 등 고속철도가 지진 직후 운행을 중단했다가 순차적으로 재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JR 야마노테센(山手線) 등 재래식 철도나 지하철 등이 운행을 중단해 귀가하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주요 철도의 열차 운행이 예정된 시간표대로 이뤄지지 않아 8일 직장인들이 제 시간에 출근하지 못하는 등 교통망 지연 현상이 지진 발생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사이타마(埼玉)현의 한 원유 처리 시설에서는 불이 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7일 오후 10시 41분께 지바현 북서부에서 발생했으며 규모 5.9로 추정됐다.

이 지진으로 인해 도쿄 일부 지역에서 '진도 5강(强)'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지지물을 붙잡지 않으면 걷기 힘든 수준이다.선반의 접시나 책이 바닥에 많이 떨어지며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넘어지는 일이 있는 수준이다. 보강 조치를 하지 않은 블록 벽이 붕괴하기도 한다.

지진의 영향으로 특정 장소에서 감지되는 흔들림의 상대적 세기를 나타내는 척도인 진도(震度)가 도쿄 23개 특별구(區) 내에서 5강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약 10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흔들림을 동반하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