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IS-K 전쟁범죄 의혹에 집중…"전쟁범죄 심각하고 규모 커"
검사장, 약 170명 목숨 앗아간 IS-K 카불공항 폭탄 테러 언급
국제형사재판소, 아프간전 전범 조사 재개 추진…탈레반 겨냥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전 이후 벌어진 전쟁 범죄에 대한 조사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조사가 재개될 경우 아프간을 점령한 탈레반과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분파 단체 등의 전쟁범죄 혐의를 정면 겨냥할 전망이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프간에서 벌어진 전시 잔혹 행위 등 전쟁 범죄에 대한 조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ICC 재판부에 '긴급 허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칸 검사장은 2002년 1월 1일 이후 아프간에서 발생한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 권한을 재판부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그런데 그달 26일 당시 아프간 전역을 통치하던 아프간 정부가 해당 조사를 인계해달라고 ICC에 요청하면서 조사가 일시 보류됐다.

칸 검사장은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고 자체 조사를 진행하던 아프간 정부가 몰락하는 등 아프간 상황이 크게 변하자 조사를 다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신중한 검토 끝에 더는 아프간에서 진실되고 효과적인 자체 조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국제형사재판소, 아프간전 전범 조사 재개 추진…탈레반 겨냥
앞서 추진되던 아프간 전쟁범죄 조사 대상에는 탈레반 외 아프간 주둔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포함됐었다.

그러나 칸 검사장은 이번 조사에서는 탈레반과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탈레반과 IS-K가 저질렀다고 의심을 받는 전쟁범죄는 심각하고, 규모가 크며, 지속적으로 발생하기에 집중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억류자나 투항한 개인을 상대로 한 초법적 처형, 여성 학대, 아동을 상대로 한 범죄 등을 두 조직의 대표적 전쟁범죄 혐의로 꼽았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약 170명의 목숨을 앗아간 IS-K의 자살 폭탄 테러를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칸 검사장은 지난달 중순에도 아프간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폭력 악화에 관한 최근 보고들에 대해 걱정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집단학살·전쟁범죄·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심리·처벌할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된 상설 국제법정으로 "최후의 보루인 법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