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이기로 했던 영국이 다시 원전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풍력발전의 발전량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실질적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전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방산업체 롤스로이스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신규 건설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프로젝트 승인을 받으면 영국 중부지역에 소형 원전 16개를 지을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 소형 원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24일 에너지 위기 대책회의에서 “영국의 미래 에너지 정책에서 원전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풍력과 태양력에만 의존할 순 없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에너지 전문가들은 총리와의 회의에서 최소 6개의 대형 원자로와 소형 원전 20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각료들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2024년까지 원전 비중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었다. 그랬던 영국이 원전 비중 확대로 돌아선 것은 제1의 전력 공급원인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들어 네 배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기준 전력 생산량의 24%를 차지하던 풍력발전량이 올 들어 바람이 적게 불면서 최근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텔레그래프는 “SMR은 싼값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