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문화·언어 억압…엄청난 학대 인정"
캐나다 가톨릭교회, '원주민 아동 집단 유해' 사건 사과

캐나다 가톨릭교회가 자신들이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수백여 구가 넘는 어린이 유해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엄청난 학대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성명에서 캐나다 연방 정부와 가톨릭교회가 지난 세기 중후반까지 100년 넘게 원주민 어린이들을 학대한 것은 정당하지 않았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과거 캐나다에서는 인디언과 이뉴이트족, 유럽인과 캐나다 원주민 혼혈인 메티스 등을 격리해 기숙학교에 집단 수용한 뒤 백인 사회 동화를 위한 언어 및 문화 교육을 했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 언어 사용을 강제로 금지하는 등 문화 말살 정책을 폈으며 열악하고 엄격한 훈육 아래 육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 등의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가 벌어졌다.

기숙학교는 캐나다 정부를 대신해 가톨릭교회가 1890년부터 1969년까지 운영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당시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기숙학교 부지들에서 원주민 어린이들의 무덤이 수백 개씩 발견돼 큰 충격을 줬다.

이러한 무덤은 당시 기숙학교에서 원주민 어린이들에게 벌어진 학대의 정황으로 지적됐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우리, 캐나다 가톨릭 주교들은 깊은 회한을 표현하고 분명하게 사과한다"면서 "당시 이들 학생에 가해진 엄청난 학대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가톨릭 종교 단체와 교구가 당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면서 "이로 인해 원주민의 언어와 문화가 억압됐으며 원주민들의 전통과 지혜가 존중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우리는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원주민들의 정신적 충격,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고통과 도전의 유산에 대해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캐나다 원주민들은 이런 만행에 가톨릭의 책임이 있다며 가톨릭교회의 최고지도자인 교황이 직접 사과할 것을 촉구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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