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장성 "중국, '제4세대 전쟁' 돌입…민·군 동시 활용"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전통적 군사적 위협 외에도 가짜 소식 등을 이용한 제4세대 전쟁에 나섰다는 대만군 고위 관계자의 분석이 나왔다.

제4세대 전쟁은 사이버전과 심리전 등 비군사적 수단을 활용해 적을 교란하고 전쟁 수행 의지를 약화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비정규전을 일컫는다.

24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류더진(劉得金) 대만 국방부 총감찰장(중장)은 전날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에서 화상으로 개최한 '2021 타이베이 안보 대화'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더진 중장은 중국이 민간 선박과 군함을 동시에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전'(hybrid warfare)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대만 침략과 남중국해 확장의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를 위해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면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는 위협과 대만 사회 교란을 위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심리전을 펼치고 국제사회에서 대만에 부단히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 중장은 특히 중국의 군사적 압박과 가짜 뉴스 등 하이브리드 전의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대만해협에서의 미래 전쟁은 인터넷 전쟁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대만의 정치, 경제, 군사, 교육, 주요 인프라 시설 등을 공격해 기밀 자료를 빼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이에 따라 군과 민간의 부서가 공조 대응을 강화하고 정보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국제적으로는 잠재적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류 중장은 강조했다.

대만 해양위원회 류궈례(劉國列) 주임비서는 중국이 해상 방어망으로 자체 지정한 열도선(도련선) 길목에 대만이 위치하고 있어 중국의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회색지대' 위협을 쉽게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지난 2월부터 자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수역 내의 외국 선박에 대해 특정 조건 아래에서 해경이 무기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해경법을 시행하고 있어 대만 해순서(해경)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해경법 시행 이후 민병대 선박을 선두에 두고 해경선, 해군 함정 순으로 배치해 해상에서의 법집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기 위한 군사전략 개념으로 일본 오키나와-필리핀-믈라카해협을 연결하는 제1 열도선, 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를 연결하는 제2 열도선을 활용하고 있다.

대만군 장성 "중국, '제4세대 전쟁' 돌입…민·군 동시 활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