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빌'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우마 서먼(51)이 자신의 낙태 경험을 고백하며 미국 텍사스의 낙태 금지법을 비판했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우마 서먼은 최근 발행된 워싱턴포스트의 사설을 통해 "가장 어두운 비밀"이라며 낙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마 서먼은 연기를 갓 시작했던 10대 시절 나이가 많은 남성과 만나 우연히 임신한 뒤 낙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10대 때 낙태는 많은 고뇌를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나를 슬프게 하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면서 당시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가족과 상의 끝에 아이에게 안정된 가정을 제공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현재 세 아이의 엄마인 우마 서먼은 "내가 안정된 집을 제공할 수 없다고 느꼈던 어린 나이에 내린 결정이 내가 성장해서 준비가 되었을 때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해줬다. 난 이제 51살이고, 내 자랑이자 기쁨인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아픈 경험을 꺼내면서까지 그가 하고자 했던 말은 텍사스주의 낙태 금지법을 반대한다는 것. 텍사스주는 지난 1일 임신 6주가 넘으면 모든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법을 발효했다. 이는 현행 20주에서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6주로 앞당긴 것인데, 임신 6주차는 신체에 변화가 거의 없어 여성이 임신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낙태 금지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낙태하려는 텍사스 여성들을 지원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텍사스주를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우마 서먼은 "이 법(낙태 금지법)은 경제적으로 혜택 받지 못한 사람과 그들의 파트너에 대한 또 다른 차별적인 도구"라면서 "가난한 여성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자경단을 만들어내고, 돌볼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이 아이들을 갖지 않을 선택을 거부하거나, 이후 그들이 선택할 지도 모르는 미래의 가족에 대한 희망을 없애는 것에 슬픔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에 의해 우리 몸의 권리를 빼앗기는 것에 격분한 모든 여성들에게, 그리고 자궁이 있기 때문에 상처받기 쉽고 수치심을 받게 되는 여러분 모두에게 난 말한다. 용기를 가져라. 당신은 아름답다. 당신은 내 딸들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우마 서먼은 영화 '킬 빌', '가타카'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다. 전 남편인 배우 에단 호크와의 사이에 딸 마야, 아들 레본을 뒀으며, 이후 스위스 출신 재력가인 아파드 아키 부손과 약혼 후 딸 루나를 출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