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택시들의 변신 / 사진 = AFP
방콕 택시들의 변신 / 사진 = AF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태국 수도 방콕에서 관광객이 급감하자 차고지에 방치된 택시가 텃밭이 되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지난 15일 태국의 택시회사 라차프룩이 더 이상 이용되지 않는 차량을 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차프룩 소속 운전기사와 직원들은 200여대의 택시의 지붕과 보닛에 가지, 고추, 오이, 호박 등 각종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낡은 타이어는 임시 연못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선택"이라며 "많은 차량 구매 당시 대출했던 거액의 대출금을 여전히 갚지 못하고 있어서 택시 지붕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개구리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시 위에서 자란 가지, 고추, 오이, 바질 등은 방콕에 머무는 실직 운전기사 및 직원들의 생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작물을 우선 소비하고 작황이 좋다면 그 잉여분을 판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처럼 지붕 위에 채소를 재배하는 택시 몇몇은 이미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다. 관광객 급감으로 운행하지 않은 택시는 정비를 못 한지 오래되어 엔진이 고장 나는 등 폐차 직전 수준이다.

한편, 태국 정부는 관광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다음 달부터 방콕 등 5개 주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재개방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